초록의 시간 130 뜨고 지는 모든 것
뜨고 지고 사라지는 모든 것들을 위한 기도
해가 뜨고 지듯이 꽃이 피고 집니다
꽃이 피고 지듯이 별이 뜨고 저물어요
연두이다가 초록이다가
진초록으로 동글동글 영글다가도
흩어지는 바람을 거스르지 않고
마침내 빈 가지로 남는 나무들처럼
변함없는 시간도 흐르고 사라져
세월의 깊숙한 울림 안으로 잦아듭니다
고운 빛깔도 햇살에 바래 연해지고
아름다운 감정도 세월 따라 무디어져
뭉그러진 슬픔까지도 애틋한 단맛으로 스미듯
크든 작든 영원한 것은 세상 어디에도 없으니
뜨고 지고 사라지는 모든 것들을 위해
두 손 모아 기도하고 싶어요
피고 지는 모든 것들이
떠올랐다가 기울어 사라지는
세상 모든 귀하고 소중한 것들이
피고 지고 뜨고 저물어가며 겪었을
아픔을 위해 기도하고 싶어요
물거품처럼 사라지는
한 순간의 빛남을 위해
참고 견디며 소리 나지 않게
안으로 숨죽이며 머금어야 했을
눈부신 아픔을 기억하는 것도
기도의 마음이라 생각하면
이 순간 맑게 빛나는
한 줌 햇살을 위한
기도도 잊지 않아야 해요
싱그러운 가지 끝에 맺히는 열매도
초록 잎새 끝에 잠시 머무르는 햇살도
바람 한 자락처럼 스쳐 지나는 것이니
향기로이 나부끼는 바람의 옷자락 끝에
기도의 마음을 살며시 실어봅니다
민들레 홀씨 바람에 날리듯
간절한 마음도 바람 타고 날아올라
사랑하는 이의 손끝에 닿아
가녀린 어깨 나란히 하며
마음 곁에 잔잔히 머무르고
기도 안에서 타오르는 마음의 촛불 되어
영롱한 사랑으로 늘 함께 하리라 믿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