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의 시간 145 장미 친구 빗방울

빗방울 친구 햇살

by eunring

빗방울 톡 떨어지는 길을 걷다가

싱그러운 빗방울에 젖은 장미를 만났어요

햇살 품은 오월의 장미도 곱지만

빗물 머금은 장미도 영롱해요


사진으로 한 장 남기고 싶었는데

한 손에는 우산이 그리고 다른 한 손에는

빵 봉지가 대롱거리며 매달려 있어

마음에 저장하고 그냥 지나쳤어요


한참을 또 걷다가

혼자 피식 웃고 말았죠

나 같은 사람을 만났거든요

나 같은 사람이란~^^

빗물에 젖고 있는 장미를

스마트폰으로 찍고 있는 사람이었죠


장미의 얼굴을 더 예쁘게 찍으려고

고개를 숙이고 장미와 눈 맞춤을 하는 모습이

빗물에 젖은 장미보다 더 아름다워 보였어요

장미정원도 아니고 장미축제도 아니고

그냥 동네에서 피어나 비에 젖고 있는 장미를

사랑스러운 눈길로 만나고 있는

또 한 송이의 장미 그녀의 이름을

빗방울 장미라 부르고 싶어요


그런데요

빗방울 장미 여인이 또 있었네요

고소한 빵 봉지를 대롱거리며

장미 사진을 건너뛰고 집에 돌아온 나를

어디선가 보고 있었던 걸까요?


햇살 친구님이 보낸 장미 사진에는

보송보송한 햇살 대신

송알송알 빗방울이 맺혀

보석 알갱이처럼 사랑스러워요


그대 이름은 장미

그대 친구의 이름은 빗방울

빗방울 친구는 햇살~


사랑이 별건가요 눈높이를 맞추어

그윽한 눈길로 바라보는 게 사랑이고

행복이 별건가요 바로 곁에서

함께 웃는 마음이 행복인 거죠


어제의 비가 오늘의 햇살이 되고

어제의 흐림이 오늘의 맑음이 되는

그것이 우리의 인생인 거고

그래서 아름다운 인생이라는 생각에

빗방울 곱게 머금은 햇살처럼

맑고 환하게 웃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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