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의 시간 320 구름의 파도

가을과 구름

by eunring

요즘 부쩍 나도 모르게

하늘을 보는 시간이 많아졌어요

하늘 멍이라고 해야 하나요

구름 멍이라고 해야 할까요


가을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새파랗게 훌쩍 높다고만 생각했는데

하늘에 비구름인지 파도 구름인지

산 아래 친구가 보내준

사진 속 하늘은

하얀 구름으로 가득합니다


같은 구름을 바라보면서도

누군가는 회오리바람으로 보고

누군가는 폭풍으로 보고

누군가는 파도로 보고

어느 누군가는 빙수로 보고

또 누군가는 보들보들 달콤한

솜사탕으로 거라고 생각하다가

제 눈에 안경~이라고

급 마무리합니다


멍 때리며 하늘을 바라보면

맑은 날 파란빛이 위로를 주기도 하고

흐린 날 회색 빚이 우울을 건네기도 해요

아침놀이 분홍으로 곱게 물들면

소녀처럼 설레기도 하고

저녁놀이 서쪽하늘을 붉게 물들이면

문득 덧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죠

검푸른 밤하늘은 밤하늘대로

반짝이는 별빛을 쏘아대며

새삼스러운 꿈을 심어주기도 합니다


옛사람들도 하늘을 우러르며

이런저런 생각들을 했나 봅니다

장자 어르신도 하늘의 파란색이

하늘 본래의 색인지에 대해 물으셨다죠

아득하게 멀어 끝이 없기 때문 아닌가?라고

과학적인 질문을 던지셨답니다

그곳에서 아래를 내려다보아도

또한 이와 같으리~라고 하셨대요

지구가 푸른 별인 걸 이미 아셨던가 봅니다


르네상스 시대의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대기 중의 미세한 물체로 인해

하늘에 푸른빛이 생긴다고 했고

과학자 뉴턴은 물방울처럼

투명한 물질로 이루어진 막에서

빛이 반사되기 때문이라고 했답니다

독일의 문호 괴테는 하늘의 색이

근원 현상 때문이라고 했다죠


하늘빛이 파랑이든 회색이든

태양에서 오는 빛 때문이라는데

정작 태양의 빛은 색깔이 전혀 없는

백색광이라고 하니 참 신기한 일입니다

그 속에는 무지개색이 모두 들어있는데

대기를 지나면서 푸른색을 띤다고 하죠


푸른 하늘이 푸르게 보이는 이유는

햇빛과 대기 중의 공기 분자들의

만남 때문이랍니다

햇빛과 공기 분자들의 상호작용이라고

과학자들이 밝혀냈다고 하는데

어려운 얘기는 과감히 건너뜁니다


그런데요

지구에서는 하늘이 파란색이지만

달에서 하늘을 보면 까맣게 보인답니다

달에는 대기가 없어

빛의 산란이 없기 때문이래요


달나라 토끼들은 언제나

까만 하늘을 바라볼 거라 생각하니

안쓰럽다는 생각까지 부질없이 해 가면서

산아래 친구의 구름 사진을

다시 들여다봅니다


가을바람 타고 피어오르는

하얀 구름 사진을 가만 들여다보니

구름이 파도를 치듯이

와락 가슴으로 밀려듭니다


살랑이는 가을바람에 마음도 일렁이고

구름까지 파도를 타는 것을 누가 말리겠어요

가을이 그리움의 계절인 것을

저 하늘도 알고 구름도 알고

구름에서 떨어지는 빗방울도 알고

너도 알고 나도 아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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