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의 시간 311 시간의 날개를 펴고
시간의 배를 타고
시간 여행을 할 때는
짐을 꾸릴 필요가 없죠
차표가 없어도 동행이 없어도
날씨가 맑거나 흐리거나 상관없이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가능합니다
기억의 날개 나부끼며
과거의 시간 속으로 팔랑팔랑 날아가면
추억의 길모퉁이 카페에서
그리운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요
과거로 가는 기억 속에는
좋은 일도 있고 슬픈 일도 있고
기쁜 일과 아픈 일도 차곡차곡
담겨 머무르고 스며 있지만
그 모든 기억들을
다 소환할 필요는 없어요
사진을 찍을 때
눈에 보이고 가슴에 안기는
그 모든 것을 다 담아내지는 않듯이
아련히 곱디고운
추억의 순간들만 잠시 불러오거나
보고 싶은 얼굴들을 찾아
살며시 만나러 가면 되니까요
물론 좋은 일만 기억할 순 없어요
기쁜 일만 슬며시 돌아보려 해도
그 곁에 쭈그려 앉은 안타까움을
차마 모른 척하기 어렵거든요
무지갯빛 꿈의 돛이 달린
시간의 배를 타고 미래로 갈 수도 있죠
미래는 아직 오지 않은 길이니
미래를 향해 가는 길이 늘 순조롭거나
평온하지만은 않을 거예요
아직 정해지지 않은 길이라
가다 보면 풍랑과 폭우도 만나겠죠
그래도 꿈의 별이 초롱초롱
반짝이는 먼 하늘을 바라보며
파도소리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아프게 나를 때리는 파도 자락도
때로는 힘이 되는 거죠
와락 밀치며 거침없이 다가서는
서러움 뚝뚝 바람의 옷자락도
매서움 잦아들어 고요해지면
해맑은 눈물방울 매달고 웃으며
위로의 걸음걸음으로
다정히 다가오리라 믿어봅니다
시간의 날개 활짝 펴고
잠시 눈을 감고 날아봐요
가고 싶은 순간 속으로
보고 싶은 얼굴 곁으로
그리고 믿어봐요
어제까지 살아왔듯
오늘도 어김없이 살아질 거고
울다 웃으며 오늘을 살다 보면
분명 내일도 살아갈 수 있을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