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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unring Nov 06. 2024

초록의 시간 865 초저녁별 개밥바라기

목자의 별

금방 깜깜해지는 가을 저녁

이른 저녁을 먹고

물끄러미 창밖을 내다보니

수줍은 미인의 눈썹 닮은 초승달 곁에서

유난히 밝게 빛나는 별 하나~


너무도 또랑해서

별인가 아니면 UFO인가

한참을 바라보다가

친구에게 톡 문자를 보냅니다


친구야~

가을저녁 초승달 가까이

반짝이는 별이 무슨 별?

톡 문자를 보내고는

아차 싶었죠


친구라면

별 이름을 금방 알려줄 텐데

이집트로 순례여행을 떠나

비행기 안일 테니까요


그래서 찾아보았습니다

목마른 자가 샘을 파는 법이니

가을저녁 밝게 빛나는 별 하나

대체 이름이 무엇인지 찾아보니

바로 금성입니다


해가 질 무렵 부지런히 떠올라

가장 크게 빛나는 별이라서

어두운 밤 뱃사람들과 목자들의

길잡이가 되어주는 금성은

로마 신화에 나오는 의 여신

비너스라 불리기도 합니다


해가 뜨기 전 동쪽하늘에서

첫새벽의 문을 여는 금성을

밝음을 알리는 별이라는 이름

계명성이라 부르기도 하고

우리말로는 샛별이라 부르기도 하죠


해가 질 무렵에는 서쪽하늘에 떠올라 

저녁별 태백성이라 부르고

강아지 밥 주는 때 뜨는 별이라

개밥바라기별이라는

재미난 이름도 있는데요


신기하게도 금성에서는

해가 서쪽에서 뜬다고 해요

금성은 자전의 방향이

지구와 반대이기 때문이고

자전의 속도가 너무 느려서

하루의 길이가 240일 정도라니

길고도 아주 긴~~~하루

그 또한 해가 서쪽에서 뜰 일입니다


태양과 달 다음으로 밝은  

금성은 우리 지구와 가장 가까운

자매별이라 눈에 잘 띄는데요

내게는 알퐁스 도데의

스테파네스 아가씨 별로 보입니다


하늘의 별들 중에서

가장 빛나는 별 하나가

길을 잃고 내려와

어깨에 기대어 잠들어 있노라~ 

목동의 순수한 마음을 떠올리며

한참 동안 오래오래 바라보는

초저녁별 개밥바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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