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털어놓은 비밀
차마 말할 수 없는 비밀이지만
그래도 속에만 담아두자니
가슴이 답답하고 울렁울렁
아마도 비밀 멀미인가 봐
금사빠 바람인 내가
천방지축 오지랖이긴 해도
지켜야 할 비밀은 입꾹~
그런데 이제 조금은
눈부신 햇살 아래 털어놓고 싶어
참는 데도 한계가 있거든
오죽하면 임금님 귀는 당나귀귀~
그런 이야기가 있겠어
그러니 이제 조금만 털어놓을래
나 다시 돌아갈래~ 가 아니라
나 조금만 털어놓을래
모든 것은
시간으로부터 시작되었어
우주의 시간은 제각각 달라서
우주미아 소녀 푸른별꽃아기를
옷자락에 휘감고 돌아왔을 때
모든 게 그대로인 듯했으나
푸른별꽃아기에게만
마법과도 같은 시간이 흘러있었어
내게는 익숙한 제자리였으나
푸른별꽃아기에는 낯선 곳이었거든
사실 난 두려워
용기를 짜 내고 영혼을 끌어모아
낯선 곳을 향해 날아간다고 해도
그곳으로 다시 갈 수 있을까
난 이미 그 시절의 철부지가 아닌데
그리고 예전처럼 푸른별꽃님이
그 자리를 헤매고 있을까
푸른별꽃님 역시
그 시절의 우주 소녀가 아닌데
더 중요한 건
어찌어찌 어딘가에서
푸른별꽃님을 만난다고 해봐
낯선 시간 속에서 전혀 다른 모습으로
몰라보게 달라져 있을지도 몰라
다행히 그 모습 그대로여서
서로를 알아본다고 해도
그녀가 선뜻 나를 따라 돌아온다고 할까
그녀가 나를 따라 길을 나선다고 해도
낯선 시간의 흐름 속에서
나이를 거꾸로 깎아 먹는다거나
나이가 두세 배 불어난다거나
그런 상상을 하면
소름이 오소소~
어쩌면 영영이 또래의
사랑스러운 소녀가 되거나
윤슬이 엄마처럼 예쁜 나이가 되거나
지안이 할머니처럼 고운 나이가 되거나
시공간의 어긋남과 엇갈림으로
영영이와의 관계까지 비틀리게 된다면
와우~ 상상만 해도 너무 겁이 나
조심스럽게 하나 덧붙일게
바람의 나라 바람통신에 의하면
머나먼 우주 낯선 공간 어딘가에서
한순간 사라져 돌아오지 못한
바로 그 소용돌이 바람이
시간의 비틀림 속에서 행방불명
어쩌면 영원히 소멸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안타까운 소식인데 말이야
물론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니
그나마 다행~
제발 부탁인데 소용돌이 바람
어딘가에 꼭 살아있어 주기를
부탁하고 또 부탁해
한번 가본 사람이 다시 갈 수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