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로하다 125 울보 아가에게

청춘할미의 명품 육아 2

by eunring

엘리베이터에서

울보 아가를 또 만났다

곰돌이가 그려진

앙증맞은 마스크를 쓰고

할머니와 함께 어린이집 출근 중인

울보 아가는 똘망거리며

회사에 이미 출근한 엄마와 통화 중이었다


유모차에 앉은 채로

할머니가 보여주는 휴대전화로

엄마랑 화상통화 중이었는데

마스크 꼭 쓰고 할머니 말씀 잘 듣고

친구들과 사이좋게 놀라는

다정한 엄마 얼굴과 목소리에

푹 빠져 연거푸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울보 아가가 오늘은

울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는데

이제는 퇴직한 친구의 이야기가

문득 떠오른다


젖먹이를 떼어놓고 출근하던 첫날

눈물 콧물 흘리던 꼬맹이 때문에

마음이 아프고 쓰라렸는데

걸음마 시작할 즈음이 되니

엄마 가방끈 질질 끌고 오면서

말문이 덜 터져 어버버 하는 소리로

엄마 어서 출근하라고

현관문을 가리키더라고

그 뒤에서 함께 어서 가라 손짓하시는

할머니의 눈가도 촉촉한데


그 순간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어서

더 마음이 쓰리고 아팠다는

친구의 이야기가 떠올라서

울보 아가에게 아낌없는 사랑 뿜뿜

눈웃음도 팍팍 쏘아주었다


출근길 울보 아가들과 헤어지는

엄마들의 아픔 나도 안다

그 뒤를 지키시는 할머니들의 애잔함도 안다

나도 매일매일 울보 아가와 헤어지는

쓰라린 아픔을 겪으며 출근했었다


돌아보니 그립고

돌아보니 아쉽다

돌아볼수록 청춘은 참 아프다

눈부신 만큼 쓰라리다

그래서 지금이 좋다

눈물겨우나 눈부시지 않아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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