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로하다 143 패션이 뭐길래

그놈의 정장 때문에

by eunring

이제는 퇴사를 했지만

직딩일 때 동생 그라시아가

늘 하던 말이 있다

옷장에 옷이 조르르 걸려 있고

막내가 가져다준 옷들도 있고

백화점 옷도 가끔 사고

인터넷 쇼핑으로 사들이기도 하는데

그래도 아침이면 옷장 앞에서

오늘은 뭐 입지~

입을 옷이 없어

아침마다 고민이었다고


나도 그랬다

그랬던 것 같다

옷이 없는 것도 아닌데

입을 옷이 마땅치 않았다

편하고 자유로운 옷차림을 좋아해서

출근복이 늘 애매했다

옷 입는 것도

때와 장소에 맞아야 하는 것인데

나는 각 잡힌 정장이 영 불편했다

그 말은 각 잡힌 직딩생활이

불편했다는 말도 된다


출근복이 대부분 정장이라 불편했던

친구의 웃픈 에피소드를 들으면서도

그냥 웃을 수만은 없었다


퇴근버스 타고 돌아오는 엄마를

신나게 마중 나온 아들을

친구는 덥석 안아주지 못했더란다


꼬질꼬질 땀범벅으로 뛰어오는

아들을 덥석도 못 안고

어설프게 안았던 건
출근복인 정장 때문이었다며
철없던 새내기 엄마 시절을 회상하는

친구의 눈빛에 한없는 미안함이 서린다


그놈의 정장이 뭐길래

아들을 꼬옥 안아주지 못했는지
참 많이 미안했었음을 이제야
고백한다는 친구의 웃음소리가

귀에 선하다

조릿대가 바람에 살랑이듯

마음에서 싸한 바람이 인다


이젠 그 쉐캬들이
퇴근해 오면 덥석 안아줘 볼까?
울 엄마 망령 났나 놀라 자빠질걸
나도 징거 인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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