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로하다 413 슬기로운 집콕 패션
콕콕 집콕 패션
새벽 배송으로 시작되는 하루입니다
문을 열면 배송 박스가 얌전히 놓여 있죠
대부분은 생필품이고요
그중에도 식품이 단연 많아서
학생 시절 가정 시간에 배운
엥겔지수가 제법 높은 요즘입니다
집콕하는 하루이다 보니
삼시 세 끼 챙겨 먹을
식재료 준비가 최우선이고
집 밖 필수품인 마스크 여유롭게 쟁여두고
시간 보낼 TV 프로그램 좀 챙겨두고
잠 안 올 때 뒤적일 책 한 권 옆에 두면
단순해서 조금 단조롭긴 해도
그 나름 질서가 있고 편안한
집콕 생활 준비는 되고도 남습니다
현명한 집콕 생활을 위해
가구를 없애라는 조언에도
가만 귀를 기울이게 됩니다
집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으니
좁은 공간이 주는 압박감에서
벗어나 보자는 신박한 생각입니다
엄마네 집에 갔더니
동생이 치렁한 레이스 커튼을 걷어내고
파랑 무늬의 단순한 커튼으로 바꾸었는데
눈도 마음도 시원해서 좋았어요
간결함이 주는 여유가 괜찮았습니다
집에만 있으니 남는 시간에
쌓여 있는 것들을 비워낸다면서
바지도 하나 툭 건네줍니다
편한 바지니 집에서 입으랍니다
안 그래도 동네 산책 때
편히 입을 바지가 필요했는데
이렇게 해결이 되네요
모임도 약속도 없는 멈춤의 시간
집콕 생활에 패션이 따로 있겠습니까만
그래도 일단 편해야 하니까요
편해도 너무 늘어지는 건
또 자신에 대한 예의가 아니니까요
콕콕 집콕 패션도
그 나름의 기본은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잠시 잠깐 집 밖에 나갈 때
헝클어진 머리는 모자 푹 눌러쓰면 되고
빼어나지 않은 미모야 마스크로 가리면 되지만
마스크에 어울리는 옷차림은 되어야 하니까요
멋부림이 아닌 멋챙김 패션인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