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로하다 286 추억의 맛
추억을 먹으며 다이어트
여름이 오면
문득 생각나는 음식이 있다
추억의 맛이라고 할까
소낙비 차락차락 퍼붓는 날의 수제비와
한여름 더운 한낮 호로록
시원하고 고소한 우뭇가사리콩국이다
멸치육수에
애호박 반달로 썰어 넣은
수제비를 좋아하지만
손 반죽이 번거로워 생각만 하고 만다
가끔 살림 마트에서 감자수제비를 사다가
멸치육수에 끓여먹기도 하는데
추억의 맛과는 한참 거리가 있다
어릴 적 엄마 따라 시장에 가서
나무의자에 앉아 먹던
고소한 우뭇가사리콩국에는
얼음이 동동 시원하게 떠 있었다
갓 볶은 콩가루가 듬뿍 들어가서
고소함의 끝판왕이었다
그 여름의 맛이 그리워서
살림 마트에서 우뭇가사리묵 한 팩과
서리태콩국물을 샀다
아무리 꽝손이라도
비슷하게는 만들 수 있을 것 같았지만
애초부터 추억의 맛을 기대하지는 않았다
우뭇가사리묵은
미네랄 요오드 칼륨이 풍부한
다이어트 식품이고
단백질 만점인 콩국물에
고명으로 얹은
초록 오이 빨간 토마토 하얀 배까지
영양도 빛깔도 조화롭다
어릴 적 시장에서
엄마랑 나란히 앉아 먹던
고소한 추억의 맛과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멀지만
기분만큼은 엄마 손 잡고 시장 따라다니던
쪼꼬미 소녀가 된 것처럼 아련하다
식이섬유가 풍부하고
칼로리 걱정도 없어 다이어트에도 좋은
시원하고 고소한 우뭇가사리콩국
어린 시절의 여름날 추억 한 그릇 뚝딱
맛있게 먹고 나니 마음이 꼬숩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