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로하다 419 추억 나들이

추억의 맛 나들이

by eunring

코로나 우울에서 벗어나기 위해

복고풍 패션이 유행이라는 말에

피식 혼자 웃는다

옷이며 노래며 추억의 맛 들을 돌아보며

잠시라도 우울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라떼 패션으로 갈아입고

추억 나들이를 해 보는 것도 괜찮겠다


라떼는~^^

경양식집이었다


잔잔한 피아노 음악이 흐르고

온화한 실내장식에 조명도 은은했다

탁자 위에는 샤랄라 레이스가 덮이고

조그만 꽃병에 꽃 한 송이 필수였다


어릴 적 아버지 손 잡고 따라갔던

분위기 로맨틱한 경양식집에서

함박스테이크를 먹던 생각이 종종 떠오른다

드라마나 영화에 나오듯이

아버지가 내 접시의 함박스테이크를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주시면

나는 포크로 야곰야곰 맛있게 먹었다

딸바보 아버지와의 나들이가

마냥 행복했었다


광화문 어디쯤 미술관 옆에

아버지와 먹던 함박스테이크와

맛과 모양이 거의 비슷한

레스토랑이 있다


추억의 맛이 그리울 때

나들이 가고 싶은 곳이지만

요즘은 한참 멀게만 느껴진다

거리 두기를 너무 모범적으로 한 탓에

모든 것이 다 비현실적인

벽화처럼 멀어져 있다


서울숲 근처에 그 시절 맛을 내는

경양식집이 있다고 해서 갔었던

지난여름 초록 나들이의 기억도

아스라이 먼 옛일인 듯 느껴지는데

마침 생생한 사진 한 장이 남아 있다


가파른 계단을 올라가서 잠시 기다리다가

창가 자리가 비어서 앉았는데

실내는 그리 넓지 않아 번잡했지만

음식 맛은 괜찮았다


어릴 적 경양식집에서 먹던

비슷한 맛의 고소한 크림수프가 나와서

잠시 타임머신 나들이를 한 듯했다

돈가스 전문점에서 함박스테이크 대신

새우 가스를 먹었는데 맛이 괜찮았다


코로나 19 바이러스에게 묻는다

대체 언제 물러날 거냐고

태풍도 다가왔다 스쳐 지나가는데

왜 이리 오래 머물러 성가시게 하느냐고


조용히 스치고 지나가는 미덕을 모르는

코로나 19 바이러스에게 부탁한다

느린 걸음이라도 좋으니 제발 좀 가 달라고

뒤돌아보지 말고 가 주라고


그래야 한순간 거품으로 사라지는

추억 나들이 그만 하고

현실 속에서 맛집 나들이하며

제대로 신나게 놀아볼 것 아니냐고

추억 나들이에서 현실 나들이로

멋지게 갈아탈 것 아니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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