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로하다 420 가을 편지

그대에게 가을 한 잎

by eunring

그대에게 가을 한 잎으로

가을 편지를 씁니다

누군가는 쌀쌀한 가을 하늘에

고운 눈길로 쓰기도 하고요

누군가는 쓸쓸한 마음 안에

진한 그리움으로 쓰기도 합니다

그리고 누군가는 잔잔한 물결 위에

검지 손가락으로 쓰기도 하고

또 누군가는 들꽃이 그려진 커피잔에

매혹적인 향기로 쓰기도 하죠


그대에게 갈색 몽당연필로

가을 편지를 씁니다

작은 글씨로 삐뚤빼뚤 씁니다

손바닥에 가을 하늘 진파랑을 듬뿍 묻혀

파스텔 칠하듯 편지지를 푸르게 적시고

보석처럼 눈부신 햇살도 한 줌 흩뿌립니다

붉어지는 가을 이파리도 한 잎 떨구고

한 줄기 바람의 쌉쌀한 향기도

고운 리본으로 묶어 보냅니다


그대에게 눈썹달 마음으로

가을 편지를 씁니다

그대에게 날아가는 무심한 가을 한 잎

그대를 향해 쏟아지는 햇살 한 움큼

그대에게 건네는 씁쓸한 커피 한 잔의 위로와

그대와 함께 하고픈 애틋한 마음을 담은

가을 편지를 보냅니다

보고 싶고 사랑한다는 말은

묵묵히 눈웃음으로 대신합니다


가을 찬비 소식 안고 올

그대의 답장은

발돋움하며 기다리지 않겠습니다

커피 한 모금에 목을 길게 늘이고

창문 너머 내다보지 않으렵니다

들꽃 향기 가득 담은 가을 답장 대신

그대가 성큼 와 주기를 기대하지는 않아도

바람결에 그대 발소리 들리는지

눈 감고 가만 귀 기울여 들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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