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로하다 417 포사를 웃겨라
역사 속 미인 이야기
경국지색이라는 말이 있어요
나라를 기울게 할 만한 미인이라는 의미죠
사람의 마음까지만 기울게 하면 될 것을
얼마나 아름다우면 나라를 기울게 할까요
나라를 기울게 한다는 표현은
중국 서한의 악사 이언년의 '가인곡'에서 유래했다죠
'북방에 아름다운 사람이 있어
세상에 견줄 이가 따로 없네
한 번 돌아보니 성이 기울고
다시 돌아보니 나라가 기우는구나
성이 기울고 나라가 기우는 줄 어찌 모르랴만
미인은 다시 얻기 어려운 것을'
중국 주나라 유왕은
포사라는 미인의 웃음을 보기 위해
나라를 기울게 합니다
주나라가 망하고 중국의 춘추전국시대가
경국지색 포사로 인해 앞당겨지는 셈인데요
기이한 전설을 안고 태어난 미인 포사는
포나라에서 온 여인이라 포사라고 불렸는데
잘 웃지 않고 늘 찌푸린 표정이었답니다
꽃은 웃어도 소리가 나지 않는다는데
웃지 않는 얼음 미인 포사는 어땠을까요?
웃지 않고 찡그린 얼굴도 예뻤다는 포사가
환하게 웃으면 얼마나 더 아름다울까 하고
유왕도 안타깝게 생각했을 거예요
포사를 사랑한 유왕은 포사를 웃게 하려고
여러 가지 방법을 써봤지만 소용이 없었답니다
포사를 웃게 하면 천금의 상을 주겠다고 했는데요
포사가 비단 찢는 소리에 희미한 미소를 짓자
비단을 끌어모아 찢기도 해서
'천금매소'라는 사자성어가 생겨났고요
천금을 주고 웃음을 산다는 의미로
쓸데없이 돈을 낭비한다는 비유입니다
당시 주나라는
융이라는 유목민족의 약탈을 막기 위해
봉화대와 커다란 북이 있었다고 해요
적이 쳐들어오면 약속한 대로
봉화대의 연기와 북을 울리고
제후들이 달려와 도울 수 있게 한 거죠
어느 날 주나라 유왕이 간신의 말을 듣고
봉화대에 불을 피웠는데 제후들이 달려와
적이 없는 것을 보고 당황하자
포사가 까르르 깔깔 웃었대요
유왕이 기뻐하며 포사를 웃게 하려고
시도 때도 없이 봉화를 올리고 북을 울리자
제후들은 몇 번은 속아 달려왔으나
정작 적의 군대가 쳐들어왔을 때는
장난이라 여겨 오지 않았고
그로 인해 주나라는 멸망의 길을 걷게 됩니다
포사의 웃음이 나라를 기울게 한 이야기는
사실과 거리가 먼 옛이야기일 수도 있는데요
사실이든 이야기든 씁쓸한 뒷맛을 남깁니다
웃으면 젊어지고 웃으면 복이 온다지만
웃는 것도 제때 제대로 웃어야 한다는 것을
경국지색 포사에게서 배웁니다
웃음보다 앞서는 것이 진정성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