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을 희망하다 06 모란이 이울다
바람의 위로
촉촉 비 머금은 하늘 아래
모란이 이울고 있다
봄날이 함께 이울어 간다
눈부신 꽃송이 모란의 빛이
서서히 저물어가듯
봄날의 사랑도 저물어 간다
모란 뚝뚝 땅에 떨어져
비에 젖어도 괜찮다
머무르는 것도 사랑이고
시드는 것도 사랑이고
달아나는 것도 사랑이라고
꽃 지고 푸르름 영글어가는
잎새마다 바람의 위뢰가 스친다
짙어지는 초록 잎새끝에
내년 봄을 위한 희망이
묵묵히 영글고 있으니
떨어진 꽃이파리 비에 젖어도
붉은 약속은 더욱 고우리라고
바람이 빗물을 안고 스쳐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