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로하다 453 조비연 날아오르다

역사 속 미인 이야기 6

by eunring

아침 산책길에 제비 한 마리를 만났어요

선선한 바람 타고 제비들은

벌써 강남으로 떠났을지도 모르지만

이야기의 흐름상 그냥 제비라고 해 둡니다


찬 이슬이 내리는 백로가 이미 지났는데

아직 강남으로 떠나지 못하고

높다란 전봇대 맨 꼭대기에

위태롭게 앉아 있는 한 마리 제비를 보며

중국 역사 속 미인 조비연을 생각합니다


춤과 노래 솜씨가 뛰어난 미인으로

몸이 깃털처럼 가벼우며 날렵하고

제비가 날아오르듯이 춤을 잘 추어

비연이라는 애칭으로 불린

한나라 대표 미인 조비연은

안타깝게도 내세울 거라고는

예쁜 얼굴과 날씬한 몸매뿐이었나 봐요

한나라 성제의 눈을 사랑으로 멀게 하여

친자식까지 죽이는 패륜을 저지르게 합니다


조비연은 마른 미인

양귀비는 통통 미인이라는

고사성어 '연수환비'를 만들어 낸

조비연은 가냘픈 미인의 대명사로

중국 역사 속 전통적인 미인의 모습이랍니다


그녀의 본명은 조의주였는데요

한나라 성제가 호수에 배를 띄우고

연회를 벌이던 중에

춤추던 비연의 가냘픈 몸이

갑자기 불어온 세찬 바람에 휘청거리자

성제가 비연의 발목을 붙잡아

호수에 빠지지 않게 구했는데요


그 위급한 상황에서도

비연은 춤을 멈추지 않고

황제의 손바닥 위에서 멋들어지게

춤을 추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그로 인해 비연이라는 애칭을 얻게 되고

그 순간 황제가 급하게 비연의 발목을 잡다가

한쪽 치마폭이 길게 찢어져 버렸는데

그렇게 찢어진 치마가

중국 여인들 전통의상의 유래가 되었다는

이야기도 덤으로 전해진답니다


성제 곁에서 10년은 호화롭게 살았으나

자식을 낳지 못하는 불행을 겪으며

말로 다할 수 없는 온갖 악행을 일삼다가

성제가 죽은 후에는 비극적 결말을 맞이합니다


예쁜 얼굴과 날씬 몸매에

아름다운 마음까지 바라는 건 무리일까요?

전봇대 맨 꼭대기에 위태롭게 올라앉은

제비를 보며 조비연의 비극을 떠올리다가

부질없이 중얼거립니다


얼굴 미인은 껍데기 미인일 뿐이고

모든 미인이 다 불행하거나

비극적인 건 아니니 다행이라는 생각으로

한 마리 제비처럼 날아오르는

조비연 이야기는 이쯤에서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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