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로하다 654 꽃 같은 이별을 나누다

꽃보다 우정

by eunring

도화담을 아시나요?

복사꽃 고운 그림자 아롱지는

연못으로 유명한 마을이랍니다

안휘성 선성경현의 도화담은

중국의 시선으로 불리는 이백의

'왕윤에게 바치다'로 유명해진 마을인데요


이백의 시 '왕윤에게 바치다'에는

이백과 왕윤의 깊은 우정이

복사꽃보다 곱게 그려져 있습니다

친구와 헤어지며 나누는

이별의 정한이 아름답습니다


강남지방을 유람하던 이백을

왕윤이 자기네 마을로 초대를 했는데요

십리도화에 만가주점이 있는

우리 동네로 놀러 오시라고

편지를 보냈더랍니다


왕윤의 초대를 받고

이백은 심쿵~ 가슴이 설렜겠죠

풍류와 술을 좋아하는 이백은

십 리나 되는 길에 조르르 피어난 복사꽃과

만 개의 주점이라는 말에 귀가 솔깃해서

왕윤의 초대에 응했다고 해요


그런데 말입니다

정작 왕윤의 마을은

십 리에 복사꽃이 피는

아름다운 꽃대궐이 아니라

마을 이름이 도화담일 뿐이었고

만가주점 역시 만씨 성을 가진

쥔장이 있는 1개의 주점이었던 거죠


왕윤의 재치 넘치는 초대에

기꺼이 응한 이백이

왕윤과 마을 사람들의

정성 어린 대접을 받은

도화담을 떠나는 이별의 순간

또 한 번 진한 감동의 선물을 받고

'왕윤에게 바치다'라는 시를 남겼답니다


'이제 곧 배를 타고 떠나려 할 때

홀연히 들리는 이별의 노랫소리

도화담 호수가 아무리 깊어도

왕윤의 정만큼 깊지는 못하리'


도화담을 유람하면서 이백은

왕윤과 깊은 우정을 쌓았는데요

이백이 배를 타고 막 떠나려는데

문득 언덕 위에서

이별의 노래가 들려왔던 거죠


왕윤과 마을 사람들이 손에 손을 잡고

발을 구르는 장단에 맞춰 노래를 부르며

자신을 배웅하는 모습에 뭉클해진 이백은

도화담의 깊이가 제아무리 깊어도

왕윤이 나를 보내는 정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시를 남겼답니다


중국에서는 시를 배우지 않으면

이야기를 나눌 수 없다고 한다죠

한시의 특징은

감정을 직설적으로 드러내지 않고

시인의 이름을 넣지 않는 전통이 있는데

이백은 솔직 담백하게 감정을 표현하고

이백 자신과 친구 왕윤의 이름을 넣어서

원칙이나 전통에 얽매이지 않는

여유와 자유로움을 통해

친구에 대한 깊은 정을 표현했답니다


이 시를 톡 문자로 보내준

친구 멜라니아가 그러네요

'왕윤이 부럽다
도화담 경치 보라고 이백을 초대하고
언덕에서 발장단에 노래하며 전송하는
그런 친구 멋지잖아

이백은 정치가로 받아들여지지 못해
방랑시인이 되어 시를 쏟았겠지
술이 세상이 되고 시가 우주가 되고
산선의 몸이 된 시선 이백'이라며

이백의 시를 보내준~


내 친구 멜라니아를

나도 초대하고 싶습니다

도화담도 만가주점도 없으니

가을이 깊어가는 강변으로 초대해서

바람 따라 강변을 나란히 걷다가

친구가 지하철을 타고 떠날 때

발장단에 맞춘 이별의 노래 대신

말없이 손 흔들어 사랑으로 배웅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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