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로하다 714 철학을 하는 시간
하이든의 교향곡 제22번 '철학자'
멈추고 머무르며
우두커니 창밖을 내다보다가
물끄러미 내 안을 들여다보며
이런 생각 저런 생각에 빠지다 보면
문득 떠오르는 질문들이 있습니다
깊고 어두운 생각의 우물에서
두레박으로 건져 올린 질문들에 대한
답은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요
그 또한 부질없는 질문이지만
이런저런 생각에 빠져들며
철학을 하기에 좋은 나날들입니다
어디에서도 답을 찾을 수 없을 때
마음을 비우고 생각을 내버려 두고
음악을 들어보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죠
음악을 들으며 철학을 할 수도 있거든요
하이든의 교향곡 제22번에는
'철학자'라는 부제가 붙어 있답니다
본캐는 음악 부캐는 철학이라니
음~ 괜찮은 조합입니다
제1바이올린과 잉글리시 호른이
주고받는 느릿한 대화가
철학자의 질문과 대답 비슷한
선율의 토론과도 같아서
'철학자'라니 참 매력적이죠
물론 하이든 스스로 붙인 건 아니랍니다
음악은 잘 모르지만 그냥 듣습니다
듣다 보면 귀가 열리지 않을까요?
귀가 열리지 않으면 또 어떻습니까
세상의 모든 문이 다 열리는 건 아니고
문이 열린다고 다 밝아지는 건 아니니까요
'철학자'는 바로크 시대의
교회 소나타 형식으로
매우 느리게 시작하는 1악장이
부드러운 느림으로 감미롭게 흐르다가
빠름 느림 빠름으로 이어진답니다
철학의 느린 걸음걸음으로 생각하며
음악의 경쾌한 빠른 걸음으로 귀 기울여 듣고
음악의 느린 걸음걸음으로 들어보다가
철학의 빠른 걸음으로 또박또박
생각하며 가만히 들어보면
정답은 아니더라도 비슷한 대답 하나
건져 올릴 수 있지 않을까요?
답이 떠오르지 않더라도 괜찮아요
모든 문제에 답이 있는 건 아니고
우리 인생이란 어쩌면
대답 없는 질문의 연속인지도 모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