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8월 24일
오늘은 책을 읽다가 꼭 나누고 싶은 문장이 있었어. 그 문장으로 오늘 편지를 시작할게.
“차분하게 사랑하고,
양가감정 없이 신뢰하고,
자기 조롱 없이 소망하며,
용기 있게 행동하고,
무한한 에너지를 끌어내 수고로운 작업을 해낼 수 있다는 건 결코 단순하지 않다.”
-수전 손택
축하해줘.
내가 작심삼일을 넘겨 벌써 일곱 편째 너에게 편지를 쓰고 있어.
하지만 목표나 기간을 정해둔 건 아니기 때문에 언제든지 그만둘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있어.
내 경험상 무슨 일이든 사력을 다하면 금방 지치고 더 하기 싫어지더라고.
나는 너무 욕심부리지 않고 하루 일과가 끝나는 10시부터 잠이 드는 1시 사이에 완성할 수 있을 만큼만 너에게 편지를 써.
이렇게 말하니까 내가 굉장히 끈기 있고 균형을 잘 맞추며 사는 사람 같아 보이는데 전혀 그렇지 않아.
나도 자주 작심삼일의 법칙에 매여 살아.
식단 관리, 운동 습관, 드로잉 연습, 기타 연습 등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일들을 3일도 채 이어가지 못하고 그만두기도 해.
하지만 나는 그런 내 모습이 약하다거나 모자라다고 생각하지 않아.
작심이 삼일 간다면 삼일마다 다시 작심하면 되는 일이고,
설사 책의 앞 페이지만 너덜너덜하다고 해도
어쨌든 그만큼의 실력이 쌓인 거니까
분명 이전과 달라졌을 거야.
작심 일 년, 작심삼년으로 매 순간 불타오를 수 있으면 얼마나 좋겠냐마는
우리는 생계를 이어가야 하고,
하루의 일정 시간을, 어쩌면 대부분의 시간을 노동에 써야 하니까.
먹지 않고는 살 수 없는 존재니까.
나는 그런 우리의 ‘작심’도, ‘삼일’도, ‘결코 단순하지 않다’고 생각해.
그러니까 우리가 해야 하는 건
왜 나는 매 순간 불타오르지 않냐고 스스로를 탓하는 게 아니라
마음속 작은 불씨를 꺼뜨리지 않는 일이 아닐까.
그 불씨만 꺼뜨리지 않는다면 언젠가 한 번쯤은 불어오는 바람에 다시금 활활 타오를 수도 있지 않을까.
그때까지 삼일마다 작심하며 조금씩 조금씩 달라져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