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년 8월 18일
오늘은 연기 수업이 있는 날이었어.
연기 수업은 항상 긴장돼.
내가 얼마나 부족한지 너무 잘 알고 있어서.
오늘은 또 어떤 피드백을 받을까.
어떤 좌절감에 사로잡혀 집으로 돌아가게 될까 항상 두렵거든.
그래서 나는 수업이 없는 날에는 시간을 쪼개 연습을 해.
저번 주에는 목포 여행까지 다녀오느라 시간이 더 없어서
밤 11시, 12시에 집 앞에 있는 연습실을 빌려 연습을 했어.
그런데 아무리 해봐도 도저히 모르겠는 거야.
소리도 질러보고, 굴러보고, 뛰어봐도 어떻게 해야 할지 도저히 모르겠더라고.
결국, 또 막막한 마음으로 오늘 수업을 갔어.
역시나 형편없이 독백을 하고 말았지.
그리고 선생님이 무슨 일 있냐고, 힘드냐고 물어보는 데
그만 거기서 울음이 터진 거야.
입으로는 계속 “아니요. 저 진짜 안 힘들어요” 하는데,
눈에선 계속 눈물이 나오는 거야. 너무 이상하지.
일주일 동안 나름대로 열심히 연습했는데 마음처럼 되는 건 하나도 없고,
자꾸만 내 재능 없음과 마주하게 되니까 그게 순간 서러웠나 봐.
‘난 왜 이것밖에 안 될까’ 하는 설움이었겠지.
나는 가끔 그런 생각이 들어.
사실 나는 진짜 재능도 없고 이걸 해낼 힘도 없는데,
혼자 눈치 없이 계속하고 있는 건 아닌가.
내가 하고 싶다고 생각한 것들(연기, 그림, 음악)이 다 “너는 아니다, 너는 아니다”라고 말하고 있는데,
내가 진짜 눈치 없이 혼자 좋다고 쫓아다니는 건 아닐까.
하지만 그렇게 체념해버리기엔 나는 분명 변하고 있어.
더디지만, 아직 멀었지만 나는 조금씩 조금씩 변하고 있어.
그래서 나는 더 매달려 볼 작정이야. 누가 아니라고 한대도. 눈치 없이 보란 듯이 더 열심히.
유은강의 <당일 생산>
매일 그 날의 생각, 사건, 변화 등을 편지의 형태로 기록합니다. 평소 당일 생산된 빵이나 떡을 지나치지 못하고 사는 편인데, 어느 날 빵을 먹으며 글도 당일 생산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목표는 목표를 잊을 만큼 현재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저는 쓰고, 그리고, 노래하고, 연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