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극장 온라인극장 중심으로
국립극장이 4번째 극장을 개관했다. 장소는 한국에 없다. 땅도, 건물도 없다. 바로 인터넷 안에 있는 온라인 극장이다. 극장은 실질적인 예술의 존립으로서 온라인에 그 존립의 역할을 정식적으로 부여한 다는 것은 이제 가상공간과 현실공간의 경계가 사라지는 현 시대의 자연스러운 전환일 것이다. 온라인 극장이 가지는 역할을 얘기하자면 또 한 편의 글을 쓰겠지만 내가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배리어프리 서비스였다.
현재 국립극장 온라인극장에서는 작년 가장 핫했던 연극 '스카팽'의 공연을 화면해설, 수어통역 버전을 제공한다. 일반 온라인 공연 보다 인력비가 더 들었을 텐데 일반 온라인 공연과 같은 가격으로 책정된 것도 인상깊었다. 나는 화면해설 버전을 관람한 적이 있다. 결론부터 이야기 하자면 굉장히 만족스러웠다.
극이 시작하기 전 등장인물의 관계와 극의 배경과 소품 설명을 통해 극을 이해하고 볼 수 있었고 나래이션은 배우들의 동작을 실감나게 표현하여 대사를 하지 않는 사이에 지루해질 수 있는 구간을알차게 채워주었다. 특히나 온라인 공연은 오프라인 공연보다 몰입도가 떨어지므로 배우들의 연기가 지금 뭘 하는거지 의문이 드는 순간마다 이탈가능성이 높아지는데 나래이션을 통해 연기의 이해를 도와 훨씬 몰입도를 높일 수 있었다. 마치 영화를 리뷰하는 유튜버 채널의 쫀득한 설명을 듣는 것과 같았다.
나는 무엇이든 재미있게 만들어 내는 콘텐츠들 속에서 이유없이 재미없는 것을 참으려 하지 않는다. 15초씩 건너 뛰거나, 1.25배속을 하거나 지루한 부분을 빠르게 넘기는 건 나 뿐만이 아닐 것이다. 화면해설은 긴 롱타임과 사이를 견뎌야 하는 관객의 지루함을 달래주며, 연극 입문자들에게 더 즐길거리를 상승시킬 것이라고 본다.
사실 장애인을 위한 서비스들을 통해 비장애인들도 혜택을 본다고 한다. 예를 들어 지하철의 엘리베이터, 지상버스 등과 같이 비장애인의 편리함도 상승한다. 배리어프리 공연도 마찬가지 였다. 비장애인인 내가 오히려 장애인을 위해 만들어진 서비스 덕분에 실감나게 극을 관람할 수 있었다.
배리어프리 온라인 공연은 불특정다수에게 접근 가능한 온라인의 장점을 통해 보다 많은 장애인에게 서비스가 가능하고 비장애인의 배리어프리 공연 인식 개선에도 도움이 되며 오프라인 공연은 오프라인 공연대로
온라인 공연에서는 보다 양질의 배리어프리 서비스로 제공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온라인 공연에만 가둬둘 수는 없다. 온라인 공연을 시작으로 배리어프리 공연을 효과적으로 서비스 할 수 있는 방법을 간구해야한다. 현재 공연계에서는 소수자들에 대한 의식이 확산되며 배리어프리에 대한 관심이 대두되고 있다. 작년 백상예술대상에서 대상을 받은 연극 '우리는 농담이 (아니)야'는 자막과 수어해설가가 무대 위에 등장하는 배리어프리 공연이었다.
시대를 비추는 거울이라 일컫는 연극은 어느 예술 보다 빠르게 사회 문제에 반응하여 무대 위에 문제를 내놓는다. 이 것이 가능한 이유로 연극 관계자들은 비교적 적은 자본이 투자되기 때문에 새로운 시도와 실패에 대한 위험성이 보다 적기 때문이라고 한다. 연극에서 배리어프리 공연의 가능성이 입증 되었으니 이제 뮤지컬도 시도할 차례라고 생각한다. 제작극장으로서 트랜드세터를 담당해온 정동극장은 어김없이 이번에도 배리어프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연극 '가족이라는 이름의 부족'에서 배리어프리 서비스를 위한 태블릿을 제공할 것을 공지했다. 앞으로 정동극장이 올리는 뮤지컬에서도 배리어프리 서비스가 제공되길 기대해본다.
다양한 시도와 기술의 발전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그저 인간이라는 이름아래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꿈꾸게 한다. 배리어프리 제공이 소수자 인권의식 확산과 ESG경영의 필수성에 따른 이미지 메이킹이 아닌 차별없는 예술을 위한 당연한 서비스로 자리잡길 기대한다.
우리도 언제든 장애인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