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는 과거일까 미래일까? 오늘의 관행이 미래의 야만이 될 수 있다.
홍상수 감독, 김민희 주연의 2015년 영화 제목이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입니다.
영어 제목을 'Right Now, Wrong Then'으로 했는데 맞는 영어이겠지요? 'right now'를 '지금 당장'의 의미로 많이 쓰이는 것을 고려한 제목일지도 모르지요. 이 영화는 '복붙'같은 느낌의 2개 장으로 구성됩니다. 1장의 제목은 '그때가 맞고 지금은 틀리다'이고 2장의 제목이 전체 영화 제목인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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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고 틀리고,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기준은 시간이 흐르면서 바뀌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상생활 측면에서는, 몇 달 전에 자동차 우회전 기준이 바뀌면서 우리는 혼란에 빠졌습니다. 우회전 횡단보도에 녹색불은 켜졌으나 보행인이 없을 때 자동차는 우회전을 할 수 있는지 없는지... 택시를 타면 이에 대한 불만을 크게 터뜨리는 기사님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유전자 조작에 대한 생각도 다양한 의견들이 있지만, 자신의 나쁜 성격을 보지 않고도(?) 그대로 닮은 아들들을 바라보다가, 만약에 '유전자 편집 기술'이 충분히 발달 된다면 손자의 경우는 좀 다른 유전자로 만들고 싶을 수도 있습니다.
사주팔자로 자기의 생년월일시는 과거에는 어찌할 수 없는 신성불가침의 영역이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의술의 발전에 따라 굳이 원한다면 출산의 방법에 따라 일시를 정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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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20년 이상 일했던 한국 IBM의 역사상 가장 큰 사건은 2000년대 초반의 스캔들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전에는 '관행'으로 당연시되거나 간과되던 행동들이 모두 새로운 시각으로 판단되고 원칙으로 돌아가는 일이 강조되었었습니다. 팀의 막내의 중요 업무였던 저녁 야식대 신청을 통한 팀 활동비 마련이나 고객 접대를 위한 카드 현금화 등의 편법적 행동은 꿈도 꿀 수 없는 일이 되었습니다. '관행으로 허용되던 일들과의 단절'이 화두가 되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회사 생활에서 잘 이해되지 않아서 조금 깊은 질문을 하면 으레 듣게 되는 답변은 '(정확한 이유는 모르지만) 늘 그렇게 해왔습니다.'입니다. 관행으로 굳은 것이지요. 그러나 당연히 받아들이기 보다는 다시 생각해보고 과연 맞는 것인지, 다르게 할 방법은 없는지 생각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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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는 국어사전에서조차 '과거'를 의미한다고 하지만, 단지 과거로 국한되지는 않습니다. 미래도 '그날' 또는 '그때'가 사용 가능합니다. 과거에는 맞았던 일이 지금은 틀린 일이 될 수도 있고, 지금은 맞은 일이 미래에는 틀린 일이 될 수도 있습니다. 과거에는 꿈도 꿀 수 없던 일이 지금은 용납될 수도 있고, 지금은 언급도 할 수 없는 일이 미래에는 상식이 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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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의 예배의 형식이나 방법도 큰 변화를 겪어 왔습니다. 비전과 믿음의 사람 요셉이 하나님께 제사를 드렸다는 기록이 성경에는 그다지 없습니다. 절대자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 이외에는, 모든 껍데기들에 대해서 보다 유연한 생각이 필요합니다. 절대적인 정답을 강요하기 보다는 가능성에 대해 늘 부드럽게 생각하는 습관을 가져야 합니다. 지금은 맞아 보이는 일이 과거에는, 또는 미래에는 무식한 일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