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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병태 Jun 02. 2022

[CEO in, sight]

초지일관(初志一貫)에 대하여


행동경제학과 심리학을 통해 사람들의 판단은 여러 가지 인지 편향과 왜곡에 의해 흐려진다는 것이 밝혀지고 있다. 인간은 생각만큼 냉정하지도 않고 데이터와 정보를 사실 그대로 보지도 않는다. 초기 가설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으며, 자신의 견해를 뒷받침할만한 증거만 보려는 경향이 많다(확증 편향). 


특정 프로젝트가 성공할 것이라고 생각하면 그 견해와 모순되는 데이터보다는 그 견해를 뒷받침하는 데이터만을 신뢰하려는 경향이 있다.  또한 상황이 바뀌었음에도 프로젝트의 초기 느낌을 지속하려는 경향도 있다(앵커링 효과). 그렇기 때문에 프로젝트에 '성공’이라는 표식을 붙인 후에는 그 관점을 고수하려 한다. 성공을 자신의 능력 덕분이라 믿으면서도 실패는 불운 탓으로 돌리는 경향도 있다(귀인 편향) 이러한 성향 때문에 대부분의 리더들은 프로젝트를 수행할 때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하게 된다. 


이런 위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리더십 이론에서는 ‘리더란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결정을 내릴 용기가 있어야 하며, 선택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라고 조언한다. 이 조언은 한편으로 보면 그럴듯해 보인다. 불굴의 의지와 추진력이라는 멋진 포장으로 비친다. 그러나 ‘리더가 얼마나 훌륭한 의사결정을 내릴 것인가’라는 관점에서 보면 위험한 충고일 수 있다. 


훌륭한 리더는 오히려 가능한 마지막 순간까지 최대한의 정보를 듣기 위해 노력한다. 완전하다고 생각하는 것일지라도 한번 더 점검하고 의심해 보는 경우가 더 많다. 때때로 마음을 바꾸는 경우도 많다. 그런데 많은 경우 특히 우리나라에서 리더는 초지일관(初志一貫)하는 것이 미덕이라는 현혹에 빠져 있는 경우가 많다. 구성원들이 자신의 리더십을 약하게 볼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마음을 바꾸는 것이 리더의 나약함을 나타내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기민한 마음의 신호일 수 있다. 혹시 모를 위험한 상황을 인지하고 자신의 초기 판단이 잘못되었을 수도 있다고 인정하는 진정한 용기일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파산 직전의 피아트(Fiat)와 크라이슬러(Chrysler)를 구한 CEO 세르지오 마르치오네(Sergio Marchionne)의 회고는 CEO의 리더십에 대한 Insight를 제시한다. 


"나는 때때로 마음을 바꿨습니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말했지요. '괜찮아, 기꺼이 기다릴 수 있어. 행동한다는 것이 언제나 옳은 것은 아니니까'라고"






[혁신의 정석]과 [리더의 용기]의 내용에 은산의 생각을 더하여 재편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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