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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병태 Jan 09. 2020

A-23. 4차 산업혁명시대, 구명보트를 잡아라

기술보다 중요한 비즈니스의 기본을 생각하며

2020년 1월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소비자 전자제품 박람회(CES)[1]에 출품된 놀랄만한 가전제품들과 통신 및 이동 수단 관련 전시 물품들을 보며 조만간 다가올 인공 인간과 개인용 비행체 및 로봇의 출현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게 된다. 4차 산업시대가 이미 우리 곁에 와 있다는 매스컴 보도를 통해 미래사회에 대한 희망과 불안이 교차하는 시기이다.

(개인용 비행체 콘셉트 S-A1, 출처 : 현대자동차)

그런데 막상 4차 산업시대는 그 실체가 무엇인지 불명확하다.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이라는 개념은 사람이 인위적으로 나눈 개념일 뿐 시간은 원래 연속적인 것처럼 1차 산업과 2차 산업, 3차 산업과 4차 산업을 구분하는 것도 인위적인 구분일 뿐 연속선상에 있기 때문이다. 4차 산업을 논하고 있는 지금도 1차 산업이 우리 곁에 공존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4차 산업이 너무 가까이 우리 곁에 다가온 것 같은 불안감과 조급함은 피할 수 없다.

(산업혁명의 발전 단계 , 출처 : 콘텐타 매거진 홈페이지)

 무엇 때문일까?


자칭 전문가들은 3D 프린팅, 가상현실, 빅데이터, 블록 체인, 인공지능, 머신러닝, 드론 등을 열심히 주장하고 있고 일반인들은 이 때문에 매우 혼란스럽다. 4차 산업 관련 서적을 찾거나 강연을 들어보아도 명쾌한 개념이 잡히지 않는다. 그래서 더욱 불안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런데 세계적인 학자나 컨설턴트들은 세상이 어느 때 보다 빠르게 변하고 있고, 내가 하고 있는 이 일이 로봇이나 인공지능이 대체할 것이며, 우리 회사가 변화하는 세상을 따라잡지 못할 경우 생존할 수 없다는 주장을 펼침으로써 그 불안감은 가중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우리는 이 혼란한 흐름에 맞춰 변해야 하는 것인가? 지금부터 새로 학습해서 잘 보이지 않지만 무엇인가 있는 것 같은 4차 산업의 끄나풀이라도 잡기 위해 다시 출발해야 하는가? 우리보다 훨씬 앞서서 뛰어가고 있는 듯한 경쟁 기업을 따라가기 위해 새로운 투자를 하거나 우리를 위협하고 있는 파괴자들을 찾아 응징하고 대응해야 하는가?


물론 그렇다. 그런데 동시에 아니다.


우리는 먼저 4차 산업인지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우리는 이미 그렇게 하고 있다. 24시간 꺼지지 않는 컴퓨터를 손에 들고 다니며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또 그렇게 살아가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다른 한편으로 4차 산업시대에 대응하고 그 혼란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더 중요한 것은 비즈니스의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비즈니스의 기본은 무엇인가?




비즈니스의 기본은 고객에게 집중하는 것이다.


우리가 헉헉대며 따라가려고 하는 4차 산업에 집중하면 집중할수록 소홀히 생각할 수 있고 기술보다 부차적으로 치부되기 쉬운 것이 고객이다. 정신 차리고 제대로 바라보면 비즈니스의 기본은 고객에게 집중하는 것인데 말이다. 그러므로 고객에게 집중하는 것은 4차 산업의 늪에서 구명보트를 잡고 있는 것과 같다. 왜냐하면, 우리가 4차 산업의 스냅에 잠깐 간과했을 뿐 비즈니스의 기본은 뭐니 뭐니 해도 고객 아니던가?

(출처 : X Flatinum https://needjarvis.tistory.com/90)

그렇다. 고객을 외면한 체 혼잡한 4차 산업에 무작정 올인하는 것은 잘 모르는 종합격투기 무대에서 잘 모르는 규칙으로 싸우는 것과 같다.


지금이야 말로 내가 잘할 수 있고 비즈니스의 기본인 고객에게 돌아가야 한다.


복잡하고 어려운 상황이 전개되면 될수록 고객에게 더 집중하고 더 관찰하고 고객의 불편함이 무엇인지를 찾아 해결하는 것이 바른 길이다. 기술이야말로 그런 과정에서 고객의 불편함을 해소해 줄 수 있는 부가적인 것으로 개발되는 것이 바른 방향이다.


기술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다. 역사 이래 지금처럼 빠른 속도로 기술이 발전하고 있는 시대는 없었다. 그렇지만 다른 한편으로 보면 이렇게 빠르게 진전된 기술 발전 속에서도 1957년 소비에트 연방이 띄운 세계 최초의 우주선과 1961년 최초의 유인 우주선이 발사된 이래 얼마나 더 큰 진전을 보았는가?


1903년 라이트 형제의 비행기가 만들어진 이래 현대식 비행기가 만들어진 오늘날의 항공기는 크기가 조금 더 커지고 속도가 조금 더 빨라진 것 말고는 바뀐 것이 무엇이 있단 말인가? 4차 산업이라고 해서 대단히 변한 것이 많지 않다. 오히려 그동안 개발된 기본 기술을 융합하고 연결하여 다른 영역을 개척하는 일이 더 많이 발생하였다. 이런 변화의 흐름 안에 고객 즉, 사람은 늘 그 자리에 있었다. 그런데 우리가 핵심을 바라보지 못하고 기술 발전에만 초점을 맞추다 보니 혼란스럽고 걱정스러운 미래를 예측하고 있는 것은 것이다.



4차 산업시대의 나침반은 고객이다.


기존 기업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 스타트업 에어비앤비, 우버, 넷플릭스, 마켓 컬리 등이 엄청난 기술적인 진보를 이룬 것일까? 그들이 대단한 하드웨어를 구축한 것일까?


그렇지 않다. 그들은 호텔 하나 없는 숙박업이고, 차량 하나 가지고 있지 않은 운수업이며, 대여점 하나 없이 스트리밍 기술을 이용한 영화 보급소이고, 매장하나 없는 유통업이다. 더구나 그들이 가지고 있는 기술이 대단한 것도 아니다. 접속하고 가입하고 요구사항을 전달할 수 있고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의 간단한 기술로 기존 사업들이 파괴되고 혼란을 겪고 있다.

이렇게 기존 기업이 혼란을 겪고 있는 것은 고객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들이 주목한 것은 기술이라기보다는 고객이다. 고객의 불편함이나 고객이 경험하고 싶은 것에 집중한 것이다. 그들은 고객의 가치사슬 활동 중에서 고객이 불편을 느끼는 어느 지점을 떼어내 기존에 있던 기술과 융합한 것이다. 결코 엄청난 신기술을 새로 만들어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 아니다.

핵심을 다시 봐야 한다.  고객을 나침반으로 삼아야 한다.


4차 산업시대에는 어렵고 힘들고 복잡한 기술 개발의 영역에서 알고리즘을 찾아 새로운 기술을 창조하고 플랫폼을 만드는 일을 담당할 일부 천재들의 몫이 분명히 있다. 또한 그것을 지원하고 이끌어 나갈 연구소와 기업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만, 이런 최첨단 기술 개발과정에서 반드시 바라봐야 할 것이 바로 사람이다. 신기술 개발 과정에 고객인 사람이 들어있지 않다면 앞으로의 미래는 정말로 암울하다.

(출처 : 데일리메디, 2020. 1. 2일 자)

예를 들어 의료기관은 환자들의 건강과 관련된 진단 및 수술 분야가 더 높은 정확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기술 개발이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환자의 생명을 돌볼 의료진의 불필요한 손길을 덜어주고 정확도도 높일 수 있는 음성 의무기록(Voice EHR)[2]과 같은 편의적인 기술도 개발되어야 한다.


그런데 이와 같은 기술의 개발의 필요성도 고객에게 더 나은 서비스와 정확성을 제공하고자 하는 것이 목적이 되어야 한다. 의료진이 고객에게 더 따뜻하게 다가갈 수 있는 시간 절약을 위한 개발이 되어야 한다.


또한 실리콘벨리에서 발명되고 시도되고 있는 다양한 기술들도 그 기술 개발의 목적이 고객 즉, 사람에게 맞춰질 때 의미 있는 개발이 될 것이며, 미래의 희망도 함께 생겨나게 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인간이 편리하고자 개발하는 기술 때문에 인간이 내쳐질 수 있다.




[1] 2020년 1. 7~ 1.10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미국 소비자 가전 전시회(International Consumer Electronics Show)

      

[2] 음성인식 기술을 이용한 전자 의무기록 (Voice Electronic Health Reco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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