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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병태 Mar 05. 2020

[인사이트] 다르게 봐야 혁신이 보인다

코로나 19가 부른 `위대한 의식의 순간`

정전으로 12층 아파트까지 걸어 올라가는 것과 운동삼아 올라가는 것은 사뭇 다르다.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시지프스는 커다란 바위를 계곡 밑에서 산꼭대기로 굴려 올리는 형벌을 받는다.

하지만 정상에 올려놓는 순간, 바위는 계곡 아래로 다시 굴러 떨어진다. 그러면 그는 다시 계곡 밑으로 내려와 똑같은 일을 영원히 반복한다. 그래서 형벌이다. 반복 형벌......


출처 : https://twitter.com/sisyphos_kr

그런데 시지프스를 쓴 알베르 카뮈는 이런 형벌을 받는 시지프스를 절망적으로 보지 않는다. 죽을힘을 다해 바위를 밀어 올리는 모습을  더할수 없는 형벌로 보는 대신 바위를 밀어 올리기 위해 다시 계곡 아래로 내려오는 시지프스의 모습에 능동성을 부여한 것이다. 12층까지 운동삼아 아파트를 걸어 올라가는 것처럼 의미 부여 하나 때문에  형벌에서 벗어날 수 있다.  


즉, 신의 부조리한 형벌을 스스로 받아들이고 절망을 뛰어넘는 순간, 그는 피해자가 아니라 능동적인 행위자로 변한다. ‘나는 반항한다. 고로 존재한다.’[1]라고 외치면서....... 카뮈는 이런 깨달음을 `위대한 의식의 순간`이라 했다. 이 순간은 그런 의미에서 마지막이 아니라 새로운 출발이다.


이런 의미에서 위기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무엇인가 새로운 시도는 늘 위기에서 시작된다. 평화롭고 안정된 시기에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코로나 19로 인하여 대한민국이 온통 아수라장이다. 5년 전 메르스 사태 때문에 선별 진료소, 안심병원, 병원 내 감염 등 다양한 경험을 했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 코로나 19에서는 ‘사회적 거리’라는 개념도 나타나고, ‘비말 감염’이라는 용어도 알게 되고, 전 국민이 용어도 생소한 'KF80 이상의 마스크'를 찾아 헤매는 진 풍경이 발생하였다.


사람들로 북적이던 도심 거리는 공상과학영화의 한 장면처럼 썰렁해졌다. 사람들 간의 만남을 정지시켰고, 개학도 연기되고  일부 회사는 출근도 막아버렸다. 하루에 수만 명이 이용하는 대형 쇼핑몰도 단 한 명의 확진자만 나타나도 문을 닫았다. 많은 사람들이 영문도 모른 채 바이러스 감염이라는 엄청난 고통 속에 빠졌고, 평상시 별로 관심이 없던 ‘감기’나 ‘컨테이전’ 같은 바이러스 영화에 관심을 가질 만큼 코로나 19의 영향은 매우 크다.

출처 :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_id=202002281008001

이보다 더 위기인 상황이 있을까?

그런데 이런 위기 속에서 카뮈가 찾는 ‘위대한 의식의 순간’을 놓치면 안 된다. 

이런 부조리한 신의 형벌에 반항하고 그 안에서 존재를 찾는 의미 즉, 위기에는 반드시 기회가 있다는 의식이 필요하다. 코로나 19는 지금 우리의 삶의 방식을 엄청나게 바꾸고 있다. 이것이 바로 ‘위대한 의식의 순간’이다. 코로나 19가 우리 삶을 대대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예를 들어 코로나 19 때문에 `재택근무’나 ‘온라인화, ‘전화 진료’, ‘원격진료’등이 나타나게 되었고, 거부감 없이 다가온다.  코로나 19라는 바이러스 하나 때문에......


이미 많은 기업들이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재택근무를 시작했다. ‘사무실 없는 회사’가 나도 모르는 사이에 받아들여진다. 4차 산업혁명의 물결이 틈만 나면 비집고 들어가고자 했지만 쉽지 않았던 '재택근무’가 코로나 19 때문에 이루어지고 있다. 개학이 늦춰지고, 중국 우한으로부터의 바이러스 발생 때문에 중국인 유학생들을 위한 온라인 수업이 대폭 늘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의 공동 주일 미사 동영상이 신자들에게 전달되고, 대형 교회들도 주일 예배를 온라인 예배로 전환했다. 의료계도 그동안 4차 산업혁명시대에 맞추어 원격진료를 그렇게 많이 시도했지만, 중소병원들의 반대 때문에 한 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했는데 코로나 19가 창궐하고 있는 시점이 되니 자연스럽게 비접촉 진료인 전화진료가 허용되고, 원격진료를 허용해야 되지 않느냐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출처 : http://m.medigatenews.com/news/978195522

코로나 19는 가정만 빼고(가족 구성원 간에도 마스크 착용하고 있는 경우도 늘고 있다) 기업, 학교, 교회, 병원을 변화시키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아마도 코로나 19가 종식된 이후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많다.


왜냐하면 한번 진행된 혁신을 되돌리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4차 산업혁명에 해당하는 기술들이 이와 같은 변화를 되돌리지 않도록 작용할 것이다. 그리고 주기적으로 재발하는 바이러스 사태 때문에 국민들이 과거처럼 되돌아 가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지금 나타나고 있는 변화가 자연스럽게 고착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크다.  그러니 이러한 변화를 인지하고 준비하고 익숙해지는 것이 필요하다.  


코로나 19 사태로 온 국민이 힘들어하고 있다.

모든 경제주체들이 질병으로 인한 고통뿐만 아니라 위축된 소비 활동으로 경제활동 절벽의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정말 큰 위기다. 그런데 우리는 커다란 바위가 다시 굴러 내려갔지만 그것을 다시 밀어 올리는 것에 능동성과 주체성을 가졌던 시지프스처럼 우리는 능동적으로 그 변화를 봐야 한다.

`위대한 의식의 순간`을 놓치면 안 된다.  


혁신분야에서의 인사이트는환경변화의 도전에 대하여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본 도전과 위기를 새로운 기회로 삼아 과거와는 다른 새로운 것을 추구하고 그곳에 가치를 얹어 이를 사용하는 최종 소비자인 고객에게 만족을 주는 것이다.




[1] 알베르 카뮈는 반항하는 인간》(L'Homme révolté. 1951)이라는 책에서 "나는 반항한다 고로 우리는 존재한다"(Je me révolte, donc nous sommes)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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