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14. 춘설의 꿈

박병태의 봄노래 詩3편

by 박병태

춘설

恩山 박병태


출처 : https://m.blog.naver.com/PostView.nhn?blogId=donggu80&logNo=221137333366&proxyReferer=https%3A%

매서운 한파를 견디고

기지개 펼치는 새싹들을 위한

감격의 눈물인가


애린 추위에 맞서

겨우내 차가운 꽃으로 버텨 온

마지막 한숨인가


참고 참았던 내뱉음이

새싹 돋아난 가지 위에

살포시 내렸다가

눈물 되어 떨어진다


양지바른 대지에 아지랑이 한 무리가

요염한 몸 짓으로

찬사를 보낸다.


반쯤 녹은 얼음 밑으로

졸졸 눈물 개울 흐르고

살짝 발 담근 새싹들의 눈빛은

윤기가 돈다.


기분이 좋다

평화가 감싼다





버들강아지의 꿈

恩山 박병태


출처 : https://pixabay.com/ko/photos/%EB%B2%84%EB%93%A4%EA%B0%95%EC%95%84%EC%A7%80-%EB%B4%84%EA%BD%83-

주름살처럼 길게 늘어선

잔잔한 물결 끄트머리에

새싹을 밀어내는

버들강아지의 안간힘이 있다.


진땀 밴 눈망울이 부드럽지 않다


이 세상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아느냐고

한 겨울을 물기 하나 없는 마른 가지로

살아본 적이 있느냐고

발목까지 얼어붙는 추위를

맨 살로 버텨본 적이 있느냐고

터럭 같은 틔움 하나에

인생을 걸어 본 적이 있느냐고


그래서 당당하다고

솜털처럼 여리게 보지 말라고

속에 품은 푸른 꿈이

얼마나 원대한지 아느냐고


보라고 한다

느껴보라고 한다

아무 때나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눈이 아니라 마음으로 보라고 한다

하얀 겨울 꿈이 파란 꿈으로 변하는 것을

지켜보라고 한다.

한줄기 강한 바람에도

꿈쩍도 않는

버들강아지의 꿈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얼어붙는 화단에

하얀 볕이 뭉글뭉글

몇 번이나 굴렀는지 모른다.


봄은 그렇게 치열하게 온다.




늦잠자기 잘한 하루

恩山 박병태


햇살이

소리 없이 비추는 하얀 거실은

우주가 마련한 무대와 조명


살랑바람이

문틈 사이로 간지럽게 스치는 것은

우주가 연출한 배우의 연기


두 마리 새가

이름 모를 노래를 지저귀는 것은

우주가 지휘하는 조용한 백 뮤직


갑작스러운 빗줄기가

요란스레 창문을 두드리는 것은

우주가 보내는 우렁찬 박수


잠시 멈춘 빗줄기

섬돌 위에 내린 구름 그늘은

공연이 끝난 객석 한쪽

연인들의 밀어


아~

늦잠 자길 잘한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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