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태의 봄노래 詩3편
恩山 박병태
매서운 한파를 견디고
기지개 펼치는 새싹들을 위한
감격의 눈물인가
애린 추위에 맞서
겨우내 차가운 꽃으로 버텨 온
마지막 한숨인가
참고 참았던 내뱉음이
새싹 돋아난 가지 위에
살포시 내렸다가
눈물 되어 떨어진다
양지바른 대지에 아지랑이 한 무리가
요염한 몸 짓으로
찬사를 보낸다.
반쯤 녹은 얼음 밑으로
졸졸 눈물 개울 흐르고
살짝 발 담근 새싹들의 눈빛은
윤기가 돈다.
기분이 좋다
평화가 감싼다
恩山 박병태
주름살처럼 길게 늘어선
잔잔한 물결 끄트머리에
새싹을 밀어내는
버들강아지의 안간힘이 있다.
진땀 밴 눈망울이 부드럽지 않다
이 세상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아느냐고
한 겨울을 물기 하나 없는 마른 가지로
살아본 적이 있느냐고
발목까지 얼어붙는 추위를
맨 살로 버텨본 적이 있느냐고
터럭 같은 틔움 하나에
인생을 걸어 본 적이 있느냐고
그래서 당당하다고
솜털처럼 여리게 보지 말라고
속에 품은 푸른 꿈이
얼마나 원대한지 아느냐고
보라고 한다
느껴보라고 한다
아무 때나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눈이 아니라 마음으로 보라고 한다
하얀 겨울 꿈이 파란 꿈으로 변하는 것을
지켜보라고 한다.
한줄기 강한 바람에도
꿈쩍도 않는
버들강아지의 꿈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얼어붙는 화단에
하얀 볕이 뭉글뭉글
몇 번이나 굴렀는지 모른다.
봄은 그렇게 치열하게 온다.
恩山 박병태
햇살이
소리 없이 비추는 하얀 거실은
우주가 마련한 무대와 조명
살랑바람이
문틈 사이로 간지럽게 스치는 것은
우주가 연출한 배우의 연기
두 마리 새가
이름 모를 노래를 지저귀는 것은
우주가 지휘하는 조용한 백 뮤직
갑작스러운 빗줄기가
요란스레 창문을 두드리는 것은
우주가 보내는 우렁찬 박수
잠시 멈춘 빗줄기
섬돌 위에 내린 구름 그늘은
공연이 끝난 객석 한쪽
연인들의 밀어
아~
늦잠 자길 잘한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