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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병태 Mar 30. 2020

A-36. 창의성은 동심(童心)이다

- 고정관념을 타파할 수 있는 핵심은 동심(童心)과 사색(思索)이다 -

브라이언 올디스(Brian Aldiss)[1]는 “어린이 다움이 죽은 시체를 가리켜 어른이라 부른다(When Childhood dies, its corpses are called adults)”고 하였다. 성인이 되면 여러 가지 제약 조건이나 영향도를 고려하여 생각이 복잡해진다. 이것을 하면 저 사람은 어떨까? 상대 기업에서는 어떨까? 내부 경쟁 부서에서는 어떨까? 윗사람은 마음에 들어할까? 등 정치적, 사회적인 여건과 관계들을 고려하여 자신의 과거 경험에 비추어 인한 실수나 후폭풍이 없는 방향을 선택한다. 그러다 보니 문제와 대안과의 괴리가 생기거나 다른 방향으로 정립될 수 있다. 


반면 어린이는 있는 그대로 사물을 보거나 하고 싶은 대로 또는 호기심을 갖고 대하지만 정치적, 사회적, 경험적 왜곡은 작동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너무 쉽게 또는 기발하게 의도치 않게 문제를 해결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출처 https://blog.naver.com/gobgodo/221340695036

옆의 그림은 노벨 물리학상을 독일의 테오도어 핸슈(Theodor Hansch)[2]가 어떻게 자기가 노벨 물리학상을 받게 되었는지를 그림으로 표현한 것이다. 


핸슈는 어른 닭이 눈에 보이는 먹이 만을 추구하는 것을 목적-지향 연구라 하였다. 목적-지향 연구를 하다 보니 먹이에 한눈이 팔려 울타리 뒤가 뚫려 있는 것을 보지 못하고 먹이도 못 먹더라는 것이다. 그런데 병아리는 어미닭의 보호구역에서 벗어나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뒤쪽에 열려있는 울타리를 통해 밖으로 돌아 쉽게 먹이에 접근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핸슈는 이것을 호기심으로 하는 연구라고 명명하였다. 그리고 핸슈는 이 그림을 통하여 자기가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것도 어미닭과 같은 자세가 아니라 병아리 같은 유연한 생각으로 우연치 않은 시도를 통해서 알아낸 연구성과 때문에 노벨상을 받은 것이라는 설명을 하였다. 


성인의 고정관념과 어린아이의 동심도 같은 이치이다. 어른들은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목표 지향적으로 행동하다 보니 앞에 보이는 목표에만 집중하여 목표에 도달하는 다양한 방법이나 더 쉽게 갈 수 있는 길을 찾지 못한다. 과거에 있었던 일 또는 다른 경쟁자가 시도하고 있는 일, 이미 한번 검증된 방법을 따라 하거나 벤치마킹하여 추진한다. 그리고 뒤로 돌아가거나 반대로 생각하는 경우 잘못된 선택, 바람직하지 않은 것 또는 위험성이 많이 내포된 방법이라고 치부한다.  그 결과 선도자가 되거나 혁신을 이루지 못하고 뒤따라가다가 별 효과가 없으니 또다시 새로운 프로젝트 팀을 만들어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이와 같은 성인들의 고정관념 또는 자신의 경험이나 지식만으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태도는 2차 산업혁명시대 까지는 나름대로 성공한 경우가 많이 있었다. 그러다 보니 기성세대들의 고정관념은 더 견고하게 굳어져 가고 있다. 일찌기 벤자민 플랭클린은 '세상에는 아주 단단한 세가지가 있다. 강철, 다이아몬드 그리고 자기 자신에 대한 인식이다'라고 하지 않았던가? 그러나 지금은 4차 산업혁명시대이다. 하루에도 수 없이 많은 정보들이 생성된다. 어제의 상식이 오늘 잘못된 지식으로 판명 나는 경우가 비일비재한 시대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변화는 정보의 빅데이터화에서 시작한다. 과거에 의미 없는 쓰레기라고 생각하던 정보들이 정보 저장기술의 발전으로 저장공간이 늘어나면서 수많은 정보들이 한 곳에 모이게 되었고, 그 정보를 통한 알고리즘을 찾게 된 것이다. 그러므로 4차 산업혁명 시대는 빅데이터 안에서 새로운 알고리즘을 찾아 이를 사업화하는 경우 대박신화를 이루게 된다. 빅데이터는 사업적으로 뿐만 아니라 예측 즉, 운동경기 승패 예측 및 선거 예측, 사고 예측, 기후 예측 등 다양한 예측에 활용된다. 이런 환경 변화 속에서 한 개인의 지식과 경험 특히 그런 내용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고정관념은 거대한 우주 안에 존재하는 점차 상해 가는 쌀알에도 미치지 못할 수 있다. 

그러므로 창의적인 생각이나 혁신을 이루기 위해서는 보다 유연한 사고방식과 태도를 취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우리의 사고방식을 보다 유연하게 하는 일인데 이를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이 독서와 사색이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첨단정보과학기술 사회에서 가장 필요한 것이 아날로그적인 독서와 정보과학기술과 가장 상관없을 것 같은 사색이 필요한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간접 경험을 위한 독서, 생각을 키우기 위한 독서, 상상력과 창의력을 발휘하기 위한 사색 그리고 어린아이와 같은 강한 호기심을 발휘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빅데이터에게 물어보거나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만들어지는 인공 지능에게 물어보는 수동적인 방법에 중독되는 것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다. 아주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해서 지금까지 존재했던 상식에 대한 실마리를 이해했다고 치자. 그런데 그 상식이 어느 날 잘못된 상식인 것이 드러나는 일이 허다한 세상에 고정관념과 경험 및 지식의 한계에 빠질 경우, 우리는 거의 대부분 잘못된 선택이나 한계에 부딪치게 된다. 

고정관념에 빠지게 되면, 옆의 그림처럼 주어진 명제가 ‘미로 찾기’라고 했을 때, 우리의 선택은 시작 소리와 함께 얼마나 빨리 미로 속으로 뛰어들어가느냐는 선택 밖에 못하게 된다.  빨리 들어가 봐야 오랜 시간에 걸쳐 겨우 출구를 찾거나, 도중에 막혀 포기하는 수 말고는 없는데도 앞 뒤 옆을 안보고 미로 안으로 들어가려고만 한다.  


만일 어린아이의 동심이라면, 유연한 사고를 갖추고 있다면, 미로 찾기 게임이지만 반드시 그 안으로 들어가서 출구를 찾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 밖으로 돌아 출구를 찾을 수도 있고, 혹시 다른 길은 없을까?라는 호기심을 발휘할 수도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사고방식의 핵심은 유연성이다. 직진 본능이 아니라 상자 밖으로 나가서도 보고, 뒤집어서도 보고, 거꾸로도 보고, 분해도 해보고…. 각종 호기심을 발휘해야 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개인의 지식과 경험의 한계가 있기 때문에 독서와 사색이 중요하다. 


어떻게? 

4차 산업혁명시대에 150여 년 전에 살다 간 니체의 명언이 우리가 나아갈 방향을 인도하고 있다. 

“생각은 걷는 자의 발끝에서 나온다” 






[1] 브라이언 올디스(영어:Brian Aldiss,1925년 8월 18일 ~ 2017년 8월 19일)는잉글랜드의 SF작가이다. 소설가로서는 헬리코니아 삼부작(Helliconia trilogy)으로 알려져 있고, 휴고상과 네뷸러상을 받았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A.I.》에 영향을 주기도 했다. 2017년 8월 19일

옥스퍼드의 자택에서 92세를 일기로 숨졌다


[2] 테오도어 볼프강 헨슈(Theodor Wolfgang Hänsch, 1941.10.30~)는 독일의 물리학자이다. 레이저 분광학 분야의 연구로 2005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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