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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병태 Mar 23. 2020

A-35. 이태원 클라쓰와 비즈니스 전략

-  이태원 클라쓰에 나타난 3가지 분야의 비즈니스 성공 포인트 -

2020년은 새해 시작의 부푼 희망이 채 영글기도 전에 코로나 19로 인한 사회적이고 경제적인 충격과 혼란에 휩싸여 있다. 수시로 울려대는 바이러스 감염 확진자 메시지 때문에 한 없는 우울에서 그나마 조금이라도 관심을 환기할 수 있던 드라마가 있었으니 바로 『이태원 클라쓰』[1]였다.

『이태원 클라쓰』는 밤 11시에 시작하여 12시 20분에 끝나는 드라마였음에도 오랜만에 두 눈 똑바로 뜨고 감명 깊게 시청하였다. 드라마에 출연한 배우들의 연기도 연기지만, 내용 구성에서 다양한 비즈니스 전략과 리더십 요소를 찾아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드라마의 내용은 철천지 원수가 된 長家 집안에 대한 박새로이라는 젊은이가 그의 동료들과 함께 포장마차 사업을 통하여 복수하는 그렇고 그런 해피앤딩 드라마였지만, 이 드라마가 무엇보다 재미있었던 것은 각종 경영적인 비즈니스 요인들이 드라마 전반에 걸쳐 다루어졌다는 점이다. 특히 여러가지 경영 요인 중에서 박새로이라는 젊은 사업가가 단밤 포차를 성공시켜 IC그룹[2]이라는 대형 프랜차이즈로 성공하게 된 요인 분석해 보면 다음과 같이 3가지 분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1. 탁월한 전략과 마케팅


아무리 잘 되는 기업이라 하더라도 탁월한 전략과 마케팅이 없으면 한계를 맞이할 수밖에 없다.  그런 의미에서 전략과 마케팅은 기업의 성패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이태원 클라쓰』단밤 포차의 전략과 마케팅은 크게 5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째, 사업을 할 때 불모지에서 시작할 수도 있지만, 아는 곳, 익숙한 곳, 그리고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에 집중했다. 단밤포차는 이태원이라는 장소와 포장마차라는 아이템을 적용하였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는 요건이 되었다.       

둘째, 트렌드를 확실히 읽는 안목이 있었다. 요식업은 불과 10년 전만 하더라도 대형 룸을 완비하고 얼마나 많이 단체손님을 유치하느냐가 성공요인으로 작용하였다. 그러나 최근 트렌드는 단체가 모여 파이팅!이나 위하여!를 외치는 회식문화가 아니라 친한 소집단들이나 혼족들이 편하게 맛집을 찾는 추세이다. 박새로이와 단밤 포차는 이와 같은 트렌드를 찾아 제대로 된 콘셉트로 포장마차에 집중하였다. 셋째, 타깃 고객을 명확히 하고 그에 맞는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였다. 단밤 포차 초기의 홍보 방법은 전통 방법 그대로 ‘전단지 배포’라는 구식 광고였다. 그러나 조 이서라는 천재 인플루언서가 팀에 합류하면서 SNS를 통한 마케팅 방법을 선택하였다. 또한 이태원이라는 특수한 지역 특성을 고려하여 토니라는 혼혈 서빙 요원을 트렌디하게 채용한 것도 중요한 포인트이다. 넷째, 비즈니스가 어느 정도 정착 단계에 도달했을 때 멈추지 않고 더 극적인 퀀텀점프를 위한 도전을 시도하였다. 단밤 포차는 그냥저냥 동네에서 잘되는 포장마차 정도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전국을 넘어 해외까지 진출하기 위한 획기적인 반전으로 최강 포차에 도전한다. 최강 포차가 되기까지 여러 가지 방해공작과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최강 포차 타이틀을 획득하고 프랜차이즈 사업 투자까지 유치하는 반등을 이루게 된다. 다섯째, 단밤 포차는 동반성장을 추구함으로써 비즈니스 성장의 기반을 넓게 가져갔다. 입지가 좋지 않은 뒷골목을 살리기 위한 노력을 통하여 자기 자신의 성장은 물론 주변 상권을 같이 살리는 동반 성장을 도모하였다. 프랜차이즈의 동반성장을 위하여 충실한 재료 납품과 교육 및 노하우 전수를 게을리하지 않았다.  

     


2.  원천기술


아무리 좋은 전략과 마케팅 기술을 사용한다 하더라도 비즈니스의 중요한 성공 요인은 ‘원천기술’이다. 단밤 포차에서의 원천 기술이라면 맛으로 승부할 수 있는 대표 메뉴가 필요하다. 약간 불친절해도 맛이 있다면 욕쟁이 할머니도 성공하는 것이 요식업 아니던가? 경쟁 상대인 長家의 성장도 맛 때문이고, 長家의 끝없는 자부심과 자신감도 맛 때문이다. 요식업에서의 고객은 더 맛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언제든지 배신할 마음을 먹고 있기 때문에 요식업에서 원천기술에 해당하는 맛은 그만큼 중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長家의 장대희 회장도 단밤에 방문하여 첫 번째 한일이 음식 맛을 보는 것이었다.


단밤에서 長家 장대희 회장에게 내놓은 첫번째 음식은 순두부찌개와 숙주나물, 그러나 그것은 실제 원천기술이라 볼 수 없다. 그래서 長家의 장대희 회장도 큰 경쟁심을 못 느낀 것이다.  두번째 대표음식이라 할 수 있는 것은 최강 포차라는 프로그램 진행을 위해 우연지않게 개발한 ‘홍합탕’ 이 다. 그렇지만 그 역시 원천 기술이라고는 할 수 없다. 드라마 중간에 공개되는 단밤 포차의 실질적인 원천기술은 長家와 겹치는 원천기술 즉, 박새로이 아버지가 개발한 소스가 원천 기술이다. 드라마를 통해 구체적으로 나타나지는 않았지만, 단밤 포차의 실질적인 원천기술은 문어순두부찌개이고, 이 음식에 들어가는 소스가 과거 長家의 조리장이었던 박새로이 아버지가 개발한 소스였고 그것이 바로 원천기술이다.  

음식 비법이나 레시피는 특허를 내주지 않는다. 예를 들어 김치찌개에 대한 특허를 낸다고 할 때, 다른 사람이 아주 조금만 양을 조절하거나 원재료의 산지를 조금만 달리해도 유사한 맛을 낼 수 있다. 그렇다고 그 특허를 침해했다고 처벌할 수도 없다. 더구나 일정 음식을 어느 한 사람에게만 특허를 주어 다른 사람은 그 사업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도 원조 논란이 있기 때문에 음식업에 특허제도를 적용하기 어렵다. 그래서 그냥 시장 원리에 맡겨 두는 것이 음식이다. 그렇기 때문에 음식 비법은 죽기 전까지 자식도 모르고 며느리도 모르게 그 비법을 유지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드라마에 자세히 나오지는 않았지만, 長家 입장에서 개발자인 박새로이의 아버지가 죽었기 때문에 비법이 간직될 수 있었던 원천기술이었다. 그렇지만 그 비법은 아버지가 만들어준 집밥을 통해 자연스럽게 박새로이에게 전수되었고, 더 이상 長家 원천기술로써의 경쟁력을 상실한 것이다. 이 드라마에서는 그 맛의 원천기술을 중간에 보여주지 않고, 마지막 회 장대희 회장이 박새로이를 찾아와 무릎꿇고 거래를 하는 자리에 장대희 회장에게 대접하는 상징적인 음식으로 등장한다. "아시겠습니까? 이제 더 이상 長家의 원천기술이 아닙니다"라는 무언의 독백이 들어가 있다.



3.  리더십


탁월한 전략과 마케팅 그리고 원천 기술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발휘하고 유지할 수 있는 리더가 없으면 비즈니스는 제대로 이루어질 수 없다. 그래서 리더십은 가장 중요한 비즈니스 성공의 요체이다. 『이태원 클라쓰』에서 나타나는 리더십은 長家 장대희 회장의 리더십과 단밤 포차 박새로이의 리더십이 극명하게 나타난다. 두 사람의 리더십을 비교하면, 장대희 회장의 리더십은 고전적인 카리스마적 리더십이다. 박새로이 리더십은 복합적 리더십이다. 카리스마도 있고, 혁신을 통한 리더십을 발휘하는 변혁적리더십과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은 받으며 동기를 부여하는 거래적 리더십 등 다양한 리더십을 한꺼번에 보여준다. 오늘날과 같이 복잡 다변적인 환경에서 하나의 리더십을 고수하기보다는 복합적인 리더십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그래서 여기서는 長家 장대희 회장의 리더십보다는 박새로이의 리더십에 중점을 두고 살펴본다. 첫째, 강인한 의지와 추진력이다. 박새로이는 가진 자의 비열한 음모로 중퇴 학력과 전과자라는 낙인이 찍힌 사람이지만, 포기하지 않고 꼭 필요한 일에 대한 집중적인 연구(원수이며 경쟁상대인 장대희 회장의 성공 스토리)는 물론 필요한 자금 확보를 위한 피나는 노력과 꼭 이루고야 말겠다는 의지가 남다르다. 또한 長家 장대희 회장의 여러 차례 걸친 견제와 압박으로 일어나기 힘든 상황을 맞이하지만, 어떠한 어려움에서도 힘들어하지 않고 “안된다고, 안될 거라고 미리 정해놓고 그래서 뭘 하겠어요 해보고 판단해야지” 라며 오히려 더 도전적이 되어 다음 행보를 취하는 불굴의 기업가 정신을 발휘한다. 이와 같은 의지와 추진력에 대하여 동료 및 부하들의 존경심이 어우러져 강한 리더십으로 나타난다.  

두 번째는 사람에 대한 존중과 신뢰이다. “나는 너희들이 있으면 돼”, “내가 하고자 하는 단밤은 이익 추구가 아니라 제대로 된 요식업을 운영하는 것이고, 그 결과로 나타나는 신뢰가 내가 바라는 것이다”, “나는 내 식구들 건드리는 사람 가만히 안 둔다” 등 사람을 존중하고 신뢰를 중시한다는 것을 여러 번 되풀이하듯 보여주고 실천함으로써 강한 리더십을 발휘한다.

셋째, 확실한 비전과 빅 픽처를 보여주고 공유한다. 박새로이는 長家를 무너뜨리고 국내 최고가 되겠다는 확고한 비전뿐만 아니라 해외까지도 진출하는 큰 그림을 가지고 있었다.  또 그것을 동료들과 공유하는 리더십을 보여 준다. 그렇기 때문에 흔들리지 않는 동료들의 신뢰와 그에 걸맞은 방향 설정 및 투자를 할 수 있었다. 이와 같은 비전과 목표는 경쟁자인 長家 장대희 회장도 “목표가 확고한 사람의 성장은 무서운 법이야”라고 할 만큼 리더십의 중요한 요소이다.  

넷째, 강한 책임감으로 솔선수범한다. “내가 사장이니까 내가 책임진다’. “걱정하지 마 이건 내가 정한 거야”라는 책임감으로 인하여 구성원 모두 그를 따르고 신뢰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일부 잘못된 판단으로 기업이 어려워져 죄책감을 느끼는 동료에게 그것은 내가 정한 것이고 나는 너희를 믿기 때문에, 우리는 같이 가는 것이기 때문에 나는 어던 어려움도 함께 할 수 있다고 말하는 리더에게 동료들은 충성을 맹세하고 신뢰한다. 또한 너무 큰 꿈 때문에 무모하다고 느낄 수 있는 동료들에게 "내가 하고자 하는 방향에 반대하면 나가도 좋다. 나는 할 것이다. 너는 반대하면 안 해도 된다. 그렇지만 나는 내가 정한 목표대로 그리고 내가 해야 하는 일을 위해서 이렇게 선택하고 행동할 것이다"라는 강한 신념과 책임감을 보여주고 자신이 직접 솔선수범함으로써 강한 리더십을 발휘한다.

다섯째, 지속적인 동기부여를 추구한다. 단밤 포차의 주방장이면서 최강포차 전국 우승을 일구어낸 마현이도 초기에는 음식을 잘 못했다.  주방장이 음식을 잘 못하면 당연히 나가야 하지만 박새로이는 주방장을 내쫓은 것이 아니라 두배의 급여를 주면서 “나는 너를 믿는다 더 노력해 할 수 있지?”라는 신뢰와 동기부여를 통해 최강 포차 우승이라는 결과를 만들어 낸다. 외모는 외국인인데 혼혈로 한국에서 살았던 토니에게 “너도 영어를 할 수 있다. 영어 공부해봐”라는 용기를 줌으로써 드라마 종반에는 유창한 영어 서빙 장면을 만들어 내는 것이 장면을 연출한다.

여섯째, 철저한 권한 위임 실천이다. 철천지 원수 지간이라 할 수 있는 長家의 장대희 회장은 장대희=長家라는 등식이 성립하도록 철저하게 장대희 회장 중심으로 운영된다. 심지어 자식을 버리는 한이 있더라도 長家를 지키고자 하는 1인 리더십을 보여준다. 그렇지만 박새로이는 함께 고생했던 동료이자 창립멤버들에게 각자에게 맞는 권한을 위임한다. 특히 조이서에게는 초창기 단밤 포차의 매니저, IC그룹으로 성장 이후에는 전무의 역할을 부여하는 등 철저하게 권한을 위임하는 리더십을 발휘한다.

끝으로 초심(初心)을 유지하는 것이다. 長家 장대희 회장이 처음 포차 사업을 시작한 이유는 ‘우리 가족들이 눈치 보지 않고 배고프지 않게 먹고살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그렇지만 사업 규모가 커지고 국내 굴지의 포차 사업체로 성장하자 기업을 하는 목적은 이익 때문이라고 그렇기 때문에 철저한 약육강식의 전략을 추구하고 경제세력이 들어오면 철저하게 응징하는 형태로 기업을 운영한다. 그렇기 때문에, 비즈니스로 연결된 사람관계이기 때문에 장회장이 위기에 처하자 주변에는 아무도 남지 않게 된다. 반면 박새로이는 長家를 무너뜨리고 원수를 갚고자하는 강한 목표의식으로 잘못된 방식으로 기업을 운영할 수도 있었지만, 이익보다는 사람을 우선하고  신뢰받는 기업이 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이를 실천하였기 때문에 리더십이 유지되고 성공할 수 있었다.




[1] 조광진 작, 인기 웹툰을 드라마화한 것으로 2020년 새해초부터 3월 중순까지 방영된 금토드라마


[2] IC는 Itaewon Class의 첫 글자를 의미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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