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빈민가의 참혹한 현실, <시티 오브 갓>

영화 리뷰

by 은사자의 SEE네마

프롤로그


영화 <시티 오브 갓>(Cidade de Deus, 2002)은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빈민가를 배경으로 한 범죄 드라마로, 20세기 후반 빈곤과 폭력에 노출된 브라질 청소년들의 현실을 생생하게 그려냈다.

영화는 실제 사건과 인터뷰를 기반으로 한 원작 소설의 사실주의적 접근을 그대로 재현했고, 그 결과 전 세계적인 찬사를 받았다. 그러나 동시에 아동들의 총기 사용과 살인 등 적나라한 폭력 묘사로 큰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실제 브라질 빈민가 현지와 현지인들을 섭외하여 사회적 현실을 정면으로 바라본 문제작.

오늘의 영화 <시티 오브 갓>이다.



시놉시스


1960~70년대 폭력과 범죄가 일상화 된 시티 오브 갓에서 태어난 주인공 부스카페는 사진에 관심이 많은 청년으로, 어른이 된 부스카페가 일촉즉발의 총격전 직전 과거를 회상하는 장면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이야기는 ‘전설의 3인조’라 불리던 범죄 삼총사와 그의 동생들인 부스카페, 다징뉴, 베네 등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로 전개된다.



사진 한 장으로
인생이 역전될 수도 있지만,
도망쳐도 놈들에게 잡힐테고
가만히 있어도 마찬가지다.
어릴 때부터 여기는 그런 곳이었다.


범죄 삼총사의 부하였던 어린 다징뉴는 모텔 살인 사건 이후 점차 잔인한 갱단 리더 ‘제 빼께뉴’로 성장하여, 친구 베네와 함께 시티 오브 갓을 장악한다.



다징뉴는 살인을 하며 성장했다.
18살이 되던 해, 그는 시티 오브 갓에서
가장 악명 높은 갱이 됐다.


마약상으로 자리 잡은 제 빼께뉴의 난폭함에 질린 친구 베네는 범죄에 회의를 느끼고 여자친구와 함께 떠나려 하지만, 빼께뉴를 암살하려던 시도가 오발사고에 그쳐 베네가 희생되고 만다.



베네는 시티 오브 갓에서
제일 멋진 갱이었다.


시티 오브 갓 내 세력 다툼을 중재하던 베네가 죽자, 빼께뉴와 경쟁 갱단 ‘세노라’ 사이에 치열한 전쟁이 벌어진다. 이 와중에 빼께뉴로부터 여자친구와 가족을 잃은 군 출신 명사수 마네가 갱단 전쟁에 가담하고, 정의로웠던 그는 복수심에 휘말려 타락하고 만다.



규칙에도 예외가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예외는 규칙이 되었다.


수년간 이어진 복수와 증오의 악순환 속에서, 부스카페는 카메라를 들고 이 모든 혼란을 기록하며 빈민가의 참혹한 현실과 그 속에 살아가는 인간 군상의 모습을 담아낸다.



실화 바탕, 현실감 넘치는 연출

페르난도 메이렐레스 감독


페르난도 메이렐레스 감독의 <시티 오브 갓>은 브라질 사회의 빈부격차와 도시 빈민가의 실상을 다큐멘터리적인 리얼리즘으로 담아낸 작품이다. 빠른 템포의 편집, 역동적인 카메라워크, 현장감 넘치는 핸드헬드 촬영 기법은 관객으로 하여금 실제 빈민가 현장에 있는 듯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이것은 실화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시티 오브 갓>은 메이렐레스 감독의 장편 데뷔작으로, 사회 구조와 개인들의 서사를 동시에 파고드는 접근법이 돋보인다. 특히, 다양한 인물의 시점을 교차한 편집 기법과 감각적인 연출 스타일은 대니 보일 감독의 스타일리시한 감각을 연상시킨다.

광고 감독 출신 답게 빠른 컷 전환과 역동적인 카메라워크를 통해 <시티 오브 갓>의 혼란스러운 분위기를 가감없이 전달한 그는 2019년 <두 교황>으로 브라질을 넘어 세계적인 감독으로 자리매김했다.



또한 공동 감독인 카티아 런드는 영화의 배경이었던 시티 오브 갓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경험이 있는 브라질 빈민가에 정통한 인물로, 촬영 당시에는 빈민가에 연기학교를 열어 6개월간 연기수업을 진행했다. 그녀의 도움으로 현지 주민 다수를 배우로 기용하여 연기와 현실의 경계를 허문 점은 영화 <시티 오브 갓>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이다.



빈민가의 현실, 공권력의 부재

영화의 결말


세력 다툼 끝에 세노라와 빼께뉴는 경찰에 붙잡히고, 경찰에 의해 뒷골목으로 끌려간 빼께뉴는 전재산을 내놓고 풀려난다. 하지만 이후 빼께뉴는 예전 자기가 쏴죽인 어린 아이가 속해있던 갱단 아이들의 집단 사격을 받고 어이없게 죽음을 맞는다.



풀어줘.
이 반지는? 진짜 금이야?
다시 채워 와.
나머지도 갚아야지.


현장의 한복판에 있던 부스카페는 경찰이 뻬께뉴에게 뇌물을 받는 장면과 뻬께뉴의 시신 사진을 찍는다. 그러나 경찰이 자신에게 압력을 가할 것을 우려해서 시신 사진만 언론사에 넘겨 신문사 인턴으로 취직한다.

영화는 뻬께뉴를 죽인 어린 갱단들이 이제 시티 오브 갓은 우리 것이며, 자신들의 원한을 산 모든 사람들을 죽이겠다고 떠드는 모습으로 마무리된다.



우리는 천국을 기대하며
시티 오브 갓에 왔다.
여기는 전기, 포장도로,
대중교통도 없었지만
누구도 신경쓰지 않았고,
공무원들은 관심조차 없었다.


어린아이들이 총을 들고 자연스럽게 갱단에 합류하는 일이 당연시되며 반복되는 ‘시티 오브 갓’에는 공권력이 부재했다. 영화는 이곳에서 벌어지는 폭력과 범죄가 단순한 도덕성 결여를 벗어나, 부패한 사회 구조로 인해 더욱 심각해졌음을 보여준다.



브라질 빈민가의 참혹한 실상

혼돈의 리얼리즘 <시티 오브 갓>


<시티 오브 갓>은 청소년들의 극단적 폭력과 도덕성 결여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는 점에서 논란이 되었다.

그러나 영화는 그 불편한 진실을 외면하지 않고 현실을 날카롭게 직시하도록 요구한다. 그렇게 폭력의 원인을 개인의 악의가 아닌 사회 구조와 빈곤 문제로 접근했다는 점에서 이 영화는 의미가 있다.



그건 마치 신의 계시 같았다.
정직은 돈이 되지 않는다.


이토록 불편하리만큼 강렬한 리얼리즘은 실제 현지인으로 구성된 인물들의 얽히고 설킨 관계로 더욱 현실적인 몰입감을 선사한다.

영화 <시티 오브 갓>은 빈민가라는 한 공간을 통해 한 사회의 축소판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총구와 공포가 일상이 된 그곳에서, 괴물이 되거나 끝까지 사람이 되려 발버둥치는 그 처절한 기록이야말로 이 영화가 남긴 가장 잔혹한 진실일 것이다.



에필로그


이건 우리 친구 몫이야.
이제 혁명이다.



사진 : 네이버 영화, 동영상 : 유튜브 참고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