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영화 <씨너스: 죄인들>은 라이언 쿠글러 감독의 첫 공포 장르로, 1932년 미국 인종차별이 심했던 ‘짐 크로우 법’ 시대를 배경으로 한다.
영화는 백인과 흑인, 블루스와 아일랜드 음악, 산 자와 죽은 자의 대립 구도를 띄고 있지만, 이 모든 대립은 미국으로 건너 온 이주민들의 역사와 종교적 관점에서의 죄의식을 조명하고 있다.
특히 흑인들의 역사적 한을 드러내는 블루스 음악은 아프리카와 아일랜드, 인디언 원주민과 동양인, 과거와 미래의 음악으로 이어지고, 그 중에서도 흑인들의 애환을 상징하는 블루스 음악은 단연 압권이다.
1932년 미국 미시시피 델타, 얼굴에 깊은 상처를 입은 새미가 부서진 기타를 들고 패잔병처럼 아버지의 교회로 들어선다. 목사인 새미의 아버지는 돌아온 아들에게 이제 ‘죄인들’의 음악은 그만두고, 교회를 위해 노래하라고 말한다. 충격에 휩싸인 새미를 클로즈업하며 영화는 하루 전으로 시간을 되돌린다.
시카고 갱단 생활을 청산하고 고향 미시시피로 돌아온 쌍둥이 형제 스모크와 스택은 갱단에서 번 돈으로 재즈 클럽 ‘주크 조인트’를 열어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 한다.
사촌인 새미를 기타 연주자로, 피아노 연주자 델타, 간판과 식료품을 조달해 줄 동양인 부부, 문지기를 해줄 덩치 큰 콘브레드, 주술사이자 스모크의 아내인 애니와 함께 스모크와 스택은 백인들의 핍박과 고단한 노동에 시달리는 흑인들만을 위한 파티를 준비한다.
클럽의 파티가 성대하게 열리고, 오늘의 주인공 새미의 블루스 연주가 시작되자 클럽은 한껏 분위기가 무르익는다. 그 순간, 렘믹이라는 남자와 백인 남녀가 클럽에 나타나 자신들도 연주자라면서 아일랜드 음악을 연주하며 클럽에 들어가길 청한다.
램믹은 뱀파이어 였고, 스모크와 스택은 수상한 낌새를 느끼면서 그를 경계한다. 그러나 스모크의 과거 연인이었던 메리가 램믹에게 물리면서 클럽은 뱀파이어와의 필사적인 싸움이 시작된다.
뱀파이어와의 처절한 사투를 통해 ‘인종차별’을 겪었던 역사적 고통과 저항을 은유적으로 보여주는 <씨너스: 죄인들>은 사랑하는 사람의 생존, 자신들이 꿈꾸던 삶을 지키기 위해 각 대륙에서 미국으로 건너 온 이주민들의 처절한 역사를 조명하는 작품이다.
영화에서 음악은 그들의 역사를 표현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흑인 새미가 연주하는 블루스 음악을 시작으로 지금의 힙합과 디제잉이 등장하고, 아일랜드와 아프리카, 인디언 원주민의 전통 음악과 중국의 경극까지 등장하면서 영화는 각 대륙의 이주민들로 이루어진 미국이란 나라의 역사를 되짚는다.
그리고 그들의 과거는 음악을 통해 현재와 연결되어 있다고 말한다.
미국인과 같은 백인이지만 차별받은 삶을 살아간 아일랜드인들은 흑인과는 또다른 아픔의 역사를 가진 민족이다. 램믹은 원주민에게 쫓겨 들어간 집에서 백인 부부를 흡혈하고, 이것은 이들의 고통과 분노, 저항 정신에서 비롯된 생존의 몸부림이다. 뱀파이어로 설정된 램믹의 음악 아일랜드 포크 장르는 그들의 정체성이자 슬픈 역사를 상징하고 있다.
영화의 배경인 1930년대의 미국은 '짐 크로우 법' 시대로, 짐 크로우 법은 1876년부터 1965년까지 미국 남부의 공공시설과 교육, 교통 등 모든 영역에서 흑인과 백인을 분리하도록 규정한 인종차별 법이다.
이 시기는 KKK단과 같은 과격한 백인 우월주의자들에 의해 수많은 흑인들이 목숨을 잃기도 했다. 영화에서도 스택과 스모크 형제를 노리는 백인이 등장하는데, 그들이 벌이는 인종차별이라는 거대한 악을 단죄하는 것으로 영화는 진짜 죄인들의 의미를 묻는다.
새미의 아버지는 목사로, 블루스 음악을 세속적이고 '죄스러운' 것으로 여기며 새미의 음악 활동을 반대한다. 자신의 음악을 '죄'와 연관시키는 아버지로 인해 새미는 신앙과 세속적 욕망 사이에서 갈등한다.
새미의 천재적인 재능은 죽은 자의 영혼, 즉 익마를 불러들이는 것으로 종교적인 신앙과 대척점에 있다. 목사인 아버지와의 갈등은 새미가 자신의 음악을 통해 정체성을 찾아갈 것이라는 암시이기도 하다.
전설에 따르면,
진실된 연주로 과거의 영혼을 불러내고
생과 사의 경계를 허무는 이들이 있다고 해.
스모크와 스택 형제는 과거 갱단 생활로 사람을 죽여 돈을 벌었고, 과거를 청산하고 돌아왔음에도 그들의 과거는 씻겨질 수 없는 ‘죄’임을 뜻한다.
그들의 죄값으로 연 클럽은 음악과 쾌락으로 고조되며 통제할 수 없는 유혹에 빠진다. 영화는 세속적인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 혹은 신의 가르침에서 벗어난 행동을 하는 이들 또한 '죄인들'이라 말한다.
그런 의미에서 뱀파이어는 이들의 '죄'를 벌하거나, 혹은 그 '죄'가 부른 파멸의 상징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서로의 아픔과 분노를 공유하고 연대하는 또 하나의 낙인 찍힌 거대한 공동체이기도 하다.
이렇게 종교적인 관점과 사회적 억압 속에서 낙인 찍힌 자들을 통해 인종차별이라는 역사와 인간의 도덕적 갈등을 모두 다룬 영화 <씨너스:죄인들>은 이 모든 '죄'의 개념을 음악으로 조명하고 있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다음 편은 영화 <씨너스:죄인들>의 OST 이야기로, 블루스의 유래와 OST가 전하는 메시지를 다뤄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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