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클래스의 이메일 중에서 가져옵니다.
포기의 미학에 대해 생각하는 금요일입니다.
글을 고치는 일이 어려운 이유에는 여러가지가 있는데요.
단지 퇴고기술의 부족이 문제라면 초보자 중 그 누구도 글 수정을 하지 못할 거예요,
스킬이 완벽히 쌓인 후에야 수정을 할 수 있겠지요.
하지만 우리는 해야 하고요.
책을 낸 사람이건, 글을 처음 써보는 사람이건 자기의 욕망 앞에 '초보자'란 사실은 동등해요.
아마 책을 10권 쯤 낸 작가라 해도 11권째 책 앞에서 초보의 마음이 되어 망연자실할 거예요.
한번은 후배에게서 '책을 내고 나면 글쓰기가 쉬워지나요' 란 질문을 받은 적이 있어요.
글쓰기 강의를 열 번 하면 글쓰기가 쉬워질까요?(저는 한달에 12번씩 했는데요)
그런 것 같지 않은데요.
글쓰기 책을 열 권 읽으면 글쓰기가 쉬워질까요? (책장을 봅니다)
음, 전혀.....아닌데요.
솔직히 고백하건대, 돌이켜 보자면 처음 글을 쓸 때가 가장 쉬웠어요!
글 고치기가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내 글의 장점을 알아보지 못하는 것'도 있습니다.
장점이든 단점이든 모두 수정해서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고 싶어져서요.
그 점을 말씀드리고 싶었어요.
때로는 '에라 모르겠다' 정신으로 과제를 내주시는 게 좋을 때도 있답니다.
물론 최선을 다해 보는 경험, 그 경험 속의 시간은 우리를 성장하게 하지만요.
여러분, 힘내세요.
나아질 것이고
우리는 나아갈 것입니다.
2020년 4월 17일 금요일,
소은성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