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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은성 Jun 21. 2021

틀림은 내가 도전했다는 증명이에요.

소글레터: 매주 수강생들께 보내는 이메일입니다

제가 사는 곳에는 초여름이 도달했어요. 여러분이 사는 곳의 날씨도 궁금합니다.

모두 건강한가요?


날씨가 인간에게 이렇게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었나, 실감하는 나날이에요.

더위와 햇살의 기운을 받아 ‘더 많이 틀리는 일’에 자신이 붙어갑니다.


저는 한때 글쓰기 수련을 통해, 나의 실수를 타인에게 보이고 수정하는 일을 잘하게 되었다고 자신했었어요. 그런데 영역이 다르면, 다시 태도를 가다듬어야 하는 것이더군요.

모든 것이 0에서 다시 시작이라니, 그런데 그것을 내가 선택했다니! (비명)


저의 프랑스어 실력은 0살에서 3살 정도로는 발전한 듯 한데요.

그래도 매일이 좌절과 분노의 나날입니다.

가장 어려운 건, 배운 단어가 실제로 어떻게 쓰이는지 확신없는 상태에서 문장으로 만들어 말해보는 일이에요. 교실에서만 한다면 마음 단단히 먹고 할 것이지만, 자다 일어나서, 취했을 때에, 잔뜩 지친 밤에 하는 건 쉽지 않네요.


말이 끝나기도 전에 ‘틀림’을 지적받거든요!


하지만 이제는 알아요.


매일 수십번씩 틀리는 일에 따라붙는 쓸데없는 자존심을 버려야

저는 이 언어를 얻게 된다는 것을 알아요.

틀리고 틀리고 틀리고 틀리고 틀리는 것이 일상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요.


틀림은 내가 잘못된 인간이라는 표식이 아니라,

틀린 만큼 시도했다는 증명이라는 것을요.


여러분도 소글워크숍을 통해 이 과정에 익숙해지리라고, 저는 믿습니다.

틀린 것에 기뻐하며 웃게 될 거예요, 곧, 반드시요.   


2021년 6월 4일 

프랑스에서 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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