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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은솔 Jul 28. 2021

<매일 읽겠습니다>

2021 낫저스트북클럽 8월의 책

“평생 내 삶을 추적해 왔다는 듯이 압도적인 문장을 만났을 때 할 수 있는  일이란 그저 삶을 되돌아보는 것뿐이다.”


처음 이 책을 만났을 때는 지금과 같은 일반 단행본 형식이 아닌, 글 사이에 주력이 삽입되어 있는 형태의 다이어리 에디션이었습니다. 도톰하고 가벼운 책을 책상에 올려두고 하루에 한 문장, 읽고 있던 책을 필사하고 한 주의 마지막 날에는 이어지는 작가의 글을 읽었습니다. 별다른 목적이 있었던 것은 아니고, 독특한 방식으로 짜여 있던 책이 저에게 그리 하도록 명령한 것 같았어요. 꾸준히 기록하고 집중해서 읽으라고.


“… 고대 철학자 에피쿠로스는 쾌락이 우리를 행복하게 한다고 말했다. 여기서 에피쿠로스가 말하는 쾌락은 소박하다. 세 가지 조건만 충족하면 된다. 친구와의 우정, 물질과 타인의 요구에서 벗어난 자유, 그리고 사색이다.”


스스로 정한 규칙에 따라 일주일 치 짧은 필사가 끝나야만 읽을 수 있는 한 편의 글은 다음 주, 다다음 주 것까지 당겨 읽고 싶을 정도로 좋았습니다. 매주 더 읽고 싶은 욕구를 누르며 차근차근 읽어나간 한 권의 책은 애서가이자 서점주인 저의 마음을 예쁘게 깎아 한 입 크기로 조각내어 소담히 담아낸 과일 접시 같았지요. 누구든 마음속에 들어오는 이가 있으면 한 입 권하고 싶고, 철마다 다시 먹고 싶은 그런 책 말이에요.


“중심은 나에게 두기로 했다. 다른 사람이 읽고 싶은 책이 아닌 내가 읽고 싶은 책. 다른 사람이 소중해하는 책이 아닌 내게 소중한 책.”


읽고 나면 읽고 싶어지는 책이 많은 책이기에 무슨 책을 읽어야 할지 모르겠거나 독서에 흥미를 붙이고 싶은 분들께도 도움이 되는 책입니다. 가방에 넣어 두고 일상에서 갑자기 마주친 공백의 시간에 한 편씩 꺼내 읽어보아도 좋겠습니다.


함께 읽는 즐거움을 누리는 낫저스트북클럽, 2021년 8월의 책

황보름 작가의 <매일 읽겠습니다>입니다.



https://notjust-books.com/books/?idx=3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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