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황은솔 Oct 27. 2021

<서점의 온도>

2021 낫저스트북클럽 11월의 책

 11월의 책은 11월 1일부터 7일까지 개최되는 ‘서울 서점 주간’과 11월 11일 ‘서점의 날’을 맞아 서점에 대한 따뜻한 책으로 골라보았어요.


중국을 대표하는 24시간 서점이라지만 저는 이 책을 통해 1200북숍을 처음 알게 되었어요. 서점에 대한 사전 지식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그저 제목과 분량(!)을 보고 <서점의 온도>를 집어 들었지요. 그리고 불과 다섯 페이지의 서문을 읽고 나서 자세를 고쳐 앉았어요. 가볍게 읽기 시작한 마음을 넣어두고, 누운 듯 기대 있던 몸은 점점 앞으로 기울어지고, 두 눈은 오로지 책에 집중하여 한 장씩 읽어나가게 되었어요.


이 책의 제목을 더 자세히 풀어쓰자면 ‘서점을 찾는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따뜻한 온기와 그렇게 한 사람 한 사람이 모여 만들어낸 따뜻한 공간의 온도’가 될 거예요. 24시간 운영된다는 특징과 서점에서 정한 최소한의 규칙만 지킨다면 비용을 내지 않고도 비교적 자유롭게 이용 가능하다는 특성이 만들어내는 이야기들은 그 자체로 특별해 보이지만 사실 우리 주변에서 한 번쯤 만나본 적 있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지요. 당신과 나와 별로 다를 것 없는 어떤 사람이 인생의 어느 한 지점에 1200북숍을 만나 바라보던 방향에 확신을 가지고 걸어 나가기도 하고, 마음을 바꿔 우회하기도 하고, 가깝고 먼 사람들과 멀어지거나 가까워지기도 하는 이야기들, 읽고 나면 하나같이 마음이 따뜻해지는 그런 이야기들이에요.



누군가 제게 서점주 4년 차에 접어들며 가장 큰 고민이 뭐냐고 묻는다면 책도 아니고 공간도 아닌 사람이라고 답할 거예요. 매일 마주하는 처음 보는 사람들, 책이라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낯선 공간의 문을 열고 들어서는 사람들에게 서점주인 나는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 서점 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든 사람이 변장한 천사임을 잊지 말라고 한 나의 구루 조지 위트먼의 말을 되새기며 다 읽은 책을 다시 열고 첫 이야기를 한 번 더 읽습니다.


“나는 그들과 몇 낯 며칠 밤을 동행하며 때로는 서로를 위로하는 것보다 서로를 잊는 것이 더 낫다는 이치를 이해했다.”


함께 읽는 즐거움을 누리는 낫저스트북클럽, 2021년 11월의 책

류얼시 작가의 <서점의 온도>입니다.



https://notjust-books.com/books/?idx=391


매거진의 이전글 <쌤 코끼리 그려주세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