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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은솔 Jan 15. 2022

<우연의 질병 필연의 죽음>

2022 낫저스트북클럽 1월의 책

인간은 누구나 죽습니다. 그러니까, 모든 인간은 죽어가는 중입니다. 살면서 그 사실을 인정하며 매 순간 생사를 건 선택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모두 죽지만, 언젠가 죽을 테니까요. 


<우연의 질병, 필연의 죽음>은 삶의 종말을 말 그대로 코앞에 둔, 반평생 우연을 연구한 철학자 미야노 마키코와 의학에 기반한 인류학자 이소노 마호가 주고받은 편지를 엮은 책입니다. 한창나이에 병을 얻고 죽어야만 하는 운명을 마키코는 자신이 몰두했던 우연에 기대어 마음을 다스리고 주변을 돌아보며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살아갑니다. 이 모습을 보며 인간에 대해 연구하는 마코는 그가 평생을 믿어왔던 이성을 넘어선 설명하기 힘든 마음, 우정을 생각합니다.


“물론 벌어진 일의 원인을 파고들고, 앞으로 찾아올 미래에 대비하기 위해 합리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다만 시간이 흘러가며 수많은 변화가 일어나는 이상 다양한 원인이 다음 순간 어떻게 얽힐지, 그리고 그 순간으로 다다르는 여러 흐름이 어떻게 수렴될지를 무언가가 완전히 결정할 수는 없습니다.”


새해 첫 책으로 질병과 죽음에 대한 책을 추천하는 것이 과연 합당한가 잠시 망설였습니다. 결론은 참 타당하다, 입니다. 그 이유를 여기 마키코가 더 이상 “몸조리 잘하세요.”라는 말을 들을 수 없게 되었을 때 마호에게 쓴 편지에서 찾았습니다.


“저의 인생은 무언가 하는 도중에 중단될 수밖에 없습니다. 인생이란 완성될 수 없으며, 인간은 항상 ‘자신의 미연'-아직 목적지로 가는 도중-을 살아가는 존재입니다.”


책 읽는 즐거움을 함께 누리는 낫저스트북클럽, 2022년 1월의 책

미야노 마키코, 이소노 마호의 <우연의 질병, 필연의 죽음>입니다.



https://notjust-books.com/books/?idx=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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