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황은솔 Jan 24. 2022

<수어; 손으로 만든 표정의 말들>

2022 낫저스트북클럽 2월의 책

어떤 책이 ‘좋은 책'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좋은 책에 대한 정의는 저마다 다르겠지만, 이달의 책을 선정하며 다시금 든 생각은, 존재하는지도 몰랐던 세상을 알게 하고 내가 알던 세상은 전혀 다른 눈으로 보게 하는 책이야말로 진짜 좋은 책이 아닐까, 하는 것이었어요. <수어; 손으로 만든 표정의 말들>의 저자 이미화는 “내 글이 사람을 바꿀 수는 없어도 불편하게 만들 수는 있으니까. 불편함이야말로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나는 믿고 있다"라고 말합니다. 그러니까 요즘 저의 생각에 좋은 책이란, 읽는 사람의 마음을 불편하게 하고 생각과 행동에 변화를 야기하는 책입니다.


“나는 오직 내가 가진 단어 안에서만 이야기할 수 있을 뿐이다. … 우리는 자신의 사전에 포함시킬 단어를 수집하고 용례를 적어 내려가며 내가 속한 세상을 정의할 수 있다. 차별과 편견이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면, 배려와 공감, 이해와 인정의 말을 우리 곁에 두면 된다.”


우연한 기회에 수어를 배우게 되며 농인 중심 문화에 발을 들여놓게 된 저자는 그간 청인의 관점으로 바라본 세상, 만들어진 세계가 얼마나 폭력적이고 무심했는지를 새삼 깨닫게 됩니다. 농문화와 청문화의 비교 체험에 그치는 것인 아니라 나아가 사회적 다수의 소수에 대한 차별에 대해 재고하고 스스로의 행동 변화를 통해 주변에 긍정적 영향을 끼치고자 노력합니다.


이 책도 그 일환으로 쓰인 것인데요, 정말이지 좋은 책입니다. 계속 힘주어 말하고 싶고, 누구든 붙잡고 한 번 읽어보시라 권하고 싶은 책이에요. 장애, 장애인, 약자, 소수자… 모두 상대적인 개념일 뿐이라는 걸 모르지 않았음에도 은연중 너와 나를 가르고 기만하는 말과 행동을 하진 않았는지 스스로를 돌아보게 합니다.


“우리는 필연적으로 늙고 병들어 갈 거라고, 그러니 사람은 누구나 한번은 약자가 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고. … 특권은 소수만 가질 수 있는 대단한 게 아니라, “가지고 있다는 사실조차 느끼지 못하는 자연스럽고 편안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책 읽는 즐거움을 함께 누리는 낫저스트북클럽, 2022년 2월의 책

이미화 작가의 <수어; 손으로 만든 표정의 말들>입니다.



https://notjust-books.com/books/?idx=450


매거진의 이전글 <우연의 질병 필연의 죽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