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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는슠 Jul 27. 2016

배롱나무 아래 ㅡ"들"이 에게



처음

태어난지 얼마 안된 아기  백구 남매가 왔을때

우리는 흥분돼 있었고

이름을 뭘로 할까는 중대사 였다


겁많고 소심했던  사내에게는ㅡ"산"

까칠하고도 새침한  여슥에게는ㅡ"들"

이라고 이름을 지어줬다


이쁘기가 말로 할수없었다


딸아이 학교 데려다 주고

선바위쪽 넘어올때


도무지 품을 벗어나려 하지 않았던

산 이가  아침에 일어나지 못하고  죽어있다는 소리를 듣고는

눈물이 멈출줄 몰랐다

애견가가 아니었으므로

나는 그런 내가 어색했었지만

초장에 맞이한 산 이  와의 결별은

오래갔었다


묵주와 함께 눈물로 묻어주었는데

ㅡ우리 "들"이는

이렇게

바람불고 후덥지근한 중복날

배롱나무 꽃그늘아래

도도하게  앉아있다


뛰어난 집중력과  운동신경은

백구의 진면목을  보여주고도 남으며

기억력도 사람  못지 않다


그 "들"이가

늙어 간다ㅡ

백구의 특성상 노화증상이 그대로

보여지므로

볼때마다 안쓰럽다


나는

"들"이가 해지는 저녁

서쪽하늘을 보며 긴 시간동안

앉아 있을땐

사람같아 보일때가 있다


머리에서부터 궁둥이까지

허리를 세우고 앉아 있을때가

특히 그렇다


온다는 비는

이 바람에  몰려갔나  보다


집중하면

꼼짝안할수 있는 ㅡ들ㅡ이 의

저력이

신기하기도 하고

놀랍기도 하다


저렇게 앉은채로 들쥐도 잡고

비둘기도ᆞ참새도 잡은적이 있다


그 나머지는

깔끔하고 새침하며

도도하고

차갑다


사람이 늙어갈때처럼

눈가가 짓무르고

이빨이 약해지고  피부를 긁어대는 일이

잦아졌다


안약을 넣어 주며

사람에게 이르듯  말해준다


"들아------!

아프지 말고

다시 태어나면 좋은집에 이쁜 딸로

태어나거라---.


우리 들이는

알아 듣는것처럼

눈을 맞추고

입을 마춰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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