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심하고 이처럼사소한것을 보기로 한 코엑스영화관으로 출동한 셋은
들떠 있었다.
아일랜드의 '덜 집요한 한강'쯤으로 수월하게 읽혀지는 '클리어키건',
우리는 그녀의 책도 읽은터라 책보다도 더 기대되는 영화주인공때문에 흥분상태였다..
분명12시반 상영시간을 봤다고 주장하는
우리들중 황금막내의 말은 들은척만척 하는
코엑스 매표원은 그 영화는 4시20분 이라는 말로 더이상 말하고 싶어 하지 않았다.
실로 오랫만의 영화관은 평일이라서 그런지 한가하기 그지 없었다.
언제 또 온단 말인가,
빈시간에 호기롭게 '움베르트 에코의 도서관'이라는 다큐영화를 먼저 보기로 한건 무리였다.
아주 작은 영화관은 우리집 올레드씨 보다
좀 큰거 같았으며 관객은 도합 6명이었다.
생전의 에코씨의 인터뷰와 그의 집과 딸,
아들과 손녀딸 그리고 그의 아내까지
이태리 특유의 손짓들이 아련해지면서
아뿔싸!
사정없이 졸리는것.
눈치 채이지 않으려는 노력은 허사였으며
셋은 공평하게 졸았다.
높고 낮은 그들의 언어는 졸기 좋은 멜로디였으며
영화가 끝나고 나서 우리들 셋은
다같이 졸았다는 사실만으로 더 가까워졌다.
간밤의 독서로, 새벽시장 으로,새벽2시쯤 깨어버렸다는 각각의 이유는 우리가 졸기에 충분한 사유가 되었다.
한때는
푸르런 감수성으로 닥치는 모든것에 솜털같은게
일기도 했었간만 천지간에 자취도 없어진
젊은날의 우리를 뒤로하고
지금이 맞아~ 지금이 좋은거야~
안그려면 비정상이라는 논리까지 들먹이며
코엑스몰을 어슬렁거리며
4시20분을 기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