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성은숙 Sep 13. 2016

꽃보다 아름다워

월세(월요일 세시) 냅시다

2016.9.12 월요일



남편은 내게 꽃을 보낸다

내 생일과 결혼 기념일, 일년에 두번.

10년이 지난 지금까지 거의 빠지지않고 챙겨준다.


연애 시절의 꽃은 그냥 그 자체로 기쁨과 행복이다.

그런데 결혼 후에 받는 꽃은 좀 다르다.

결혼은 '생활'이라고 꽃을 보면 좀 아깝다는 생각이 ...

그런 내 마음을 간파한 남편,  언젠가는  장미 한 송이에 백화점 상품권을 끼워 주기도... ㅋㅋ

그 이후론 그냥 일관성있게 쭈~욱  꽃이다.


회사로 꽃이 배달되면

여자들은 대체로 부러운 시선으로 꽃을 본다. 내가 아닌 그 꽃을 ...

남자들은 걱정스런 눈빛으로

'남편분이 무슨 큰 잘못을 하셨나봐요?'   '어제 크게 싸우셨어요? ' 등 등 

용서와 사과의 의미로 꽃을 해석한다.


어제는 마침 내 생일이 일요일인지라

꽃을 직접 사 들고 싱글벙글, ' 부인아, 너무 이쁘지? 내가 직접 골라서 코디했다.

파스텔 색이 완전 잘 어울리지? 이제 나도 전문가 다 됐어, 그치?'

자신이 코디한 꽃에 푸~욱 빠져, 자랑이 끝이없다.

선물 받는 사람의 기분, 표정, 말 한마디는 별 관심이 없다.

생일자인 나를 기쁘게 해주려는 의도인지?

자신의 심미안적 취미생활에 대한 행복감인지?


회사를 그만두었을때 남편의 걱정 하나가 

'그럼 이제부터 꽃을 어디로 보내지?' 

(남편의 꽃 선물하는 즐거움을 위해 사무실을 하나 오픈해야하나?ㅋ)

꽃 선물을 유난히 좋아하는 남편덕에

집에 남겨진 빈 화병들이 여러개..

꽃들은 다 버려지고  거기엔 보이지않는 남편의 마음이 담겨진다.


활짝핀 꽃들은 아름답다.

하지만 남편의 한결같은 마음은 그 어떤 꽃보다  더 아름답다.

그리고 생각해 본다.  

나는 꽃보다 아름다운 아내인가?   

매거진의 이전글 I'm still "Working" Mom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