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두 팔 벌려 너를 격하게 환영해!

하지만 세상이 너를 외면한다고 느낄 때가 있을 거야.. 그래도 괜찮아..

by 은소

좋은 선생님의 덕목이 무엇일까.. 한 가지로 정의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몽이의 첫 번째 선생님은 영아전담 어린이집에서 만났습니다.

천사처럼 다정한 분이셨고 건강한 에너지를 뿜는 사람이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좋은 선생님은 학생을 존중하고 이해하는 마음을 갖고 있는지, 그것을 잘 실천하고 있는지가 중요한 부분이 아닐까 합니다.


몽이는 어릴 때부터 다양한 예체능 수업에 참여했습니다.

영유아 시절에는 방과 후 수업으로 바이올린, 미술, 발레 등을 배웠지만 이런 수업은 기초 위주로 단기간 수업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제대로 꾸준히 배우려면 전문적인 학원에 보내야 했습니다.


맨 처음 등록한 수업은 태권도였습니다.

몽이의 첫 학원을 선택하기 위해 몇 곳에 전화문의를 했습니다. 그중 한 곳에서 직접 방문해서 체육관을 살펴보고 상담도 받아보라고 권유를 받았습니다.


그렇게 찾아간 체육관에서 젊은, 조금 앳된 모습의 사범님이 반갑게 맞아주셨고 가벼운 대화를 나눴습니다.

몇 가지 질문을 서로 주고받다가 다른 곳에 한 두 곳 정도 더 상담을 받은 후에 결정을 하고 싶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사범님은 잠시 고민하시더니 다른 체육관을 추천해 드려도 괜찮냐고 하시는 게 아니겠어요?

사실 좀 당황스러웠습니다. 상담받으러 온 학부모에게 다른 학원을 추천해 주신다고요?


사범님의 선배님이 근처에서 태권도 센터를 운영하시는데 규모와 시설, 교육 커리큘럼이 체계적이고 아주 좋은 곳이 있는데 본인은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이고 처음 모집을 하는 중이라서 부족한 게 많으니 그곳에 가서 상담을 받아 본 후에 결정을 하시면 어떻겠냐고 하시더라고요.

그러면서 그 학원의 선배님에게 직접 전화를 해서 학부모 상담을 보내드려도 괜찮겠냐고 하시기까지..


보통 엄마들이 학원을 선택할 때 자녀의 친구 누가 다닌다더라.. 좋다더라.. 어디는 이게 좋고, 어디는 이게 별로고.. 그런 정보들을 공유하여 결정을 한다고 합니다.

저도 엄마가 처음이고 더구나 몽이 친구 엄마들과 어울려서 뭔가를 해본 적이 없어서 막막한 와중에 첫 학원을 선택하는 막중한 부담감을 떨칠 수 있게 돼서 기뻤습니다.

배려가 넘치는 사범님과의 상담 시간을 통해 좋은 기회를 얻게 된 것이 그야말로 얼떨결에 얻은 행운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그렇게 몽이의 첫 학원은 태권도 수업으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로부터 7년간 몽이는 태권도를 꾸준히 배웠습니다. 3품까지 취득하게 되었고 성인이 되면 태권도 3단으로 인정이 된다고 합니다.


보통 체육 관련 코치님이나 선생님들은 당신들이 전공을 하면서 무섭게 배우고 훈련해 온 경험으로 인해 학생들에게도 권위적이거나 강압적인 성향이 드러나는 일이 많습니다.

몽이처럼 여리고 예민한 성향의 아이들은 쉽게 주눅 들고 위축되기 마련이죠.

하지만 몽이는 체육관을 다니며 사범님이 무섭다거나 다니기 싫다는 말을 꺼내본 적이 없습니다.

몽이가 7년간 쉬지 않고 태권도를 즐겁게 배울 수 있었던 것은 학생의 성향에 따라 교육 목표와 훈육, 적절한 상담의 방향을 안정적으로 시스템화하여 운영하셨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사범님들이 지속적으로 세미나에 참여하여 정체되지 않고 발전하는 모습을 학부모들에게 공유하셨기 때문에 깊은 신뢰를 쌓을 수 있었습니다.


중학생이 되어 기숙사 학교에 진학하게 되고 체육관에 못 가게 되어서 아쉬운 마음이 들었지만 가끔 몽이가 오고 싶을 때 외박 나오는 주말에 체육관에 와도 좋다고 하셔서 인연을 소중히 여기는 사범님께 참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몽이가 태권도를 배우기 시작하고 얼마 후 이번에는 축구교실에 등록하려고 알아보다가 유소년 축구단에 가입하게 되었습니다.

워낙 오랫동안 운영된 축구교실이라서 몽이 아빠는 축구를 즐기는 아들에 대한 로망으로 기대에 부풀어 주말마다 풋살장에 몽이를 데려갔습니다.

하지만 코치님들의 강압적인 분위기에 몽이는 겁을 먹고 금세 축구교실에 흥미를 잃었고 석 달을 채우지 못하고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두어 번 경기장에 따라가 보았는데 코치님들이 축구에 소질 있는 몇몇 아이들에게는 칭찬과 격려를 가끔 하시지만 그 외 아이들에게는 별 관심을 보이지 않는 듯 느껴졌고, 호통치는 소리에 아이들이 움찔 거리는 모습이 안타까워 보일지경이었습니다.

아직 유치원생일 뿐인 아이들에게, 거기에 취미반으로 놀면서 배우려고 축구를 시작한 아이들에게 너무 무서운 코치님은 어울리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코치님의 방식이 틀리다 옳다를 판단할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했기에 우리는 축구교실을 그만두기로 했고 몽이에게 경험하게 해 주고픈 다른 재미를 찾기에도 바쁘기에 코치님과 성향이 맞는 아이들에게 자리를 양보하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기쁘게 떠났습니다.

세상이 결코 만만한 곳이 아니라는 것을 잠시 경험해 본 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앞으로 커가면서 점점 더 세상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다양하게 경험하게 될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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