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이 친구 동동이

진정한 친구는 한 명이면 충분해

by 은소
무리보다 단짝 친구가 좋아


몽이는 다수의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보다 소수의 친구 또는 일대일로 만나는 것을 선호하는 편입니다.

서로에게 집중하고 배려하며 부담스럽지 않고 균형 있게 적당한 에너지를 주고받을 수 있으니 그런 것이 아닌가 짐작해 봅니다.

몽이가 어린이집에 다닐 때 선웅이라는 친구와 잘 지낸다고 해서 선생님께 부탁드려서 선웅이 어머니 연락처를 알아냈습니다.

하원 후에도 몽이와 선웅이가 만나서 같이 놀면 좋겠다고 선웅이 어머니께 연락했더니 흔쾌히 만나주셨습니다.

학교는 각자 다른 곳을 다니지만 선웅이와는 아직도 가끔 연락하며 방학 때는 선웅이 어머니와 함께 만나기도 합니다.


우리 어릴 때는 아무 때나 친구 집 앞에 가서 ‘몽이야, 노올자’ 하면 쪼르르 달려 나와 해질 때까지 놀이터에서 신나게 놀다가 엄마가 큰소리로 ‘몽이야 들어와, 밥 먹어야지’ 했던 추억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초등 이하 어린이들끼리 약속 없이 만나는 것은 왠지 어색한 일, 뭔가 이상한 일로 느껴집니다.

중학생인 몽이도 친구를 만나려면 친구와 일정을 맞춰보고 각각 부모님께 허락을 받은 후 시간과 장소를 정해서 만나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지는 분위기입니다.

특히 우리 학교는 시골에 있고 입학 전까지 전국 각지에서 생활하다가 기숙사에 모였기 때문에 2주마다 의무 외박을 나오는 날이면 셔틀을 타고 각자의 집으로 헤어지게 되어 자연스럽게 만나는 일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순수한 아이 동동이


동동이라는 친구를 처음 만난 것은 지금 몽이가 다니는 대안학교 입학식 하루 전날 오후 기숙사에 입실하는 날이었습니다.

동동이는 누가 봐도 귀엽고 순수하고 여린 모습이었고 부모님과 떨어져 기숙사에 들어가는 것을 걱정하며 연신 눈물을 닦아내고 있었습니다.

몽이는 그 친구를 보며 자기도 두렵고 걱정이 많았지만 그래도 동동이보다 자기가 좀 낫다고 우월감을 느끼는 듯 보였습니다.

몽이와 동동이는 어딘지 닮은 듯 보였고 그날의 첫 만남이 지금도 생생하게 떠오릅니다.

저는 이때부터 이미 동동이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특별한 이유 없이 그냥 좋았습니다.


동동이는 천사 같은 친구입니다. 우리 학교 동급생 친구들 포함 선배들, 선생님들도 모두가 칭찬하는 사랑스럽고 훌륭한 친구입니다.

학교에서 아이들은 종종 관계 속에서 어려움을 경험하게 되는데 동동이는 어려움을 겪는 친구가 있으면 언제나 관심을 보이고 따스하게 배려할 줄 아는, 성품이 아주 훌륭한 친구이기에 모두가 동동이를 좋아합니다.

몽이가 처음 학교에서 친구 관계에 어려움을 경험했을 때도 동동이는 먼저 몽이에게 다가와 주었고 함께 시간을 보내며, 상처받은 몽이가 거부감이 들지 않도록 천천히 다가와 위로하며 손을 잡아준 소중한 친구입니다.


국토사랑행진 그 후


우리 학교는 매년 1주일 동안 국토사랑행진을 합니다. 중등 1학년부터 고등 2학년까지 모든 학년이 포함된 조를 구성하여 선배들이 리더가 되어 후배들을 챙기며 국토 대장정을 떠나는 것입니다.

몽이는 걷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는 집돌이입니다. 남학생들 대부분이 게임하는 데 많은 시간을 사용한다고 하잖아요.

우리 몽이도 집에서 게임과 유튜브에 몰입하던 집돌이인데 국토대장정이라니!!


작년 9월 몽이도 어김없이 선배들과 함께 조를 이루어서 국토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우리 학교에서는 국토 기간 동안 매일 2회 아이들이 행군하는 모습을 볼 수 있도록 유튜브 실시간 방송을 합니다.

씩씩하게 꿋꿋이 잘 걷는 아이, 지친 모습으로 걷는 아이, 컨디션이 좋지 않아 열외 되어 의료진 버스를 이용하는 아이 등 다양한 아이들의 모습이 보입니다.

그 와중에도 선배들은 힘들어하는 후배를 위해 가방을 대신 들어주고 밀어주고 끌어주며 아름다운 선배의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힘들었던 국토를 마치고 해산하는 곳은 대전 현충원이었습니다.

학교에서 셔틀버스를 운영하셨지만 몽이는 엄마가 꼭 데리러 와줬으면 좋겠다고 했기에 추석 연휴 바로 전 교통체증으로 줄줄이 막히는 고속도로를 뚫고 서울에서 대전까지 달려갔습니다.

현충원은 엄숙한 장소이기에 소란스럽게 행사를 할 수 없어서 조용하고 차분하게 진행되었습니다.

조별 구호를 작은 소리로 외치고 학교 구호를 외치고 국토 모자를 하늘 높이 던지는 세리모니까지 마치고 나서 기념사진도 남겼습니다.


우리 몽이는 갑자기 동동이 어머니가 오셨는지 찾아봐달라며 드릴 말씀이 있어서 꼭 뵙고 가야 한다고 했습니다.

국토가 끝나면 추석 방학이 시작되어 귀교 전까지 열흘 정도 여유가 있었습니다. 그 기간 동안 동동이를 우리 집에 초대하고 싶다는 말씀을 드려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동동이 어머니께 추석 방학 동안 둘이 만나기로 약속을 했는데 허락해 주실 수 있냐고 하더라고요.

동동이 어머니는 몽이를 사랑스럽게 쓰다듬어주시며 얼마든지 좋다고 둘이 잘 의논해 보라고 연락처를 알려주셨습니다.

그렇게 국토 대장정 이후 동동이는 우리 집에서 같이 놀고 한밤을 자기로 했습니다.


둘은 몽이 방에서 닌텐도 게임기를 하기도 하고 보드게임도 하며 신나게 놀았습니다. 몽이가 좋아하는 만화카페에 가서 꽁냥꽁냥 간식도 먹고 만화도 보며 실컷 놀았습니다.

다음날 동동이 어머니께서 아이들을 데리러 오셔서 이번에는 우리 몽이가 동동이네 집에서 한밤을 자기로 했습니다.

또 다음날 동동이 어머니께서 전화로 몽이가 하루만 자고 가는 게 아쉽고 더 놀게 해주고 싶으니 한밤 더 자고 보내도 되겠냐고 물으셨습니다.

몽이는 간절한 목소리로 엄마 제발!!이라고 부탁했고 동동이 어머니, 아버지께서 이런 기회가 자주 없으니 그렇게 하자고 제안해 주셔서 그러기로 했습니다.

그때부터 동동이와 몽이는 끈끈한 우정을 나누는 친구로 여전히 잘 지내고 있습니다.


동동이 어머니는 우리 몽이가 어른에게 예의 바르게 행동하고 대화도 잘 나누는 아주 착하고 사랑스러운 아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으셨습니다.

저는 동동이와 몽이 둘만의 시간을 보내도록 해주었는데 동동이네 집에서는 부모님과 다 같이 시간을 보낸 것 같았습니다.

레고를 만들며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고 했습니다. 몽이의 고민도 들어주시고 격려도 많이 해주신 듯했습니다.

동동이 어머니께서 몽이를 편하게 대해주셔서 동동이네 집에서 이틀밤을 자는 것이 전혀 부담스럽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어디를 가도 너와 함께라면


지금도 동동이와 우리 몽이는 캐나다에서 같은 기간 연수 중입니다.

캐나다 연수 중인 아이들의 활동 사진과 영상을 밴드에서 볼 때 모든 아이들이 다 예쁘고 사랑스럽지만 그중 특히 동동이와 몽이가 가장 사랑스럽고 눈이 갑니다.

동동이가 알레르기와 비염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동동이 어머니께 안타까운 마음과 위로를 전했습니다.

동동이 어머니께서도 몽이가 시차 적응, 수면 부족으로 힘들 때 저에게 많은 위로를 해주셨습니다.


최근에 나눈 톡에서도 우리 몽이와 동동이가 성인이 되어서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누며 함께 공감하기도 했습니다.

우리 몽이와 동동이가 서로에게 좋은 친구가 되는 것이 참 기쁨이고 감사입니다.

사랑스런 동동아! 우리 몽이에게 와줘서 고마워!!

이전 06화우리 선생님 : 두 번째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