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깍지 주의
오랜만입니다.
그간 가뭄에 콩 나듯 조금씩 구독자는 늘어나는데, 글을 꾸준히 쓰고자 마음먹고 또 먹어도 친구 만들기 + 눈 앞에 있는 영업 타깃 맞추기 + 출장 + 여행 등으로 가만히 앉아 글을 쓸 여유가 없었어요. (아 물론 가끔 계획 없는 날이 있었는데 그럴 땐 누워서 아무것도 안 하다가 하루가 다 갔어요. 싱가포르 국경일이 금, 월요일에 안착되는 바람에 4일의 긴 휴가가 있어 이것저것 정리하다가 브런치를 씁니다.)
- 참 정직한 나라. 법이 강해서인지 사람들이 잘 살아서인지 지갑 2번 잃어버려도 찾았다. (한 번은 동생이 굳이 잘 메고 있던 슬링백을 풀어서 버스에 놓고 왔었고, 한 번은 타코 집에서 밥 맛있게 먹고 배불러서인지(응?) 지갑을 놔두고 왔었음) 아니 지폐 한 장 안 가져갔더라.
- 그래서 치안도 좋은 나라. 밤에 여자 혼자 돌아다녀도 되는 나라. 그 흔한 캣 콜링도 없다.
- 반면 그래서 Night Life가 참 신사적(?) a.k.a 'calm' 하다. 한국에서는 (아니 대부분 모든 나라는) 특히 클럽 같은데 가면 헌팅 및 각종 드라마가 생기지 않나. 여기 싱가포르 남자들은 초식남도 그런 초식남이 없다. 멀리서 눈치 보고 살피긴 하는데 절대 안 다가온다. (내 문젠가..ㅋㅋㅋ) 암튼 그래서 답답해서 그런지 오히려 여자들이 먼저 다가가는 경우가 꽤 많다.
- 싱글리시.... 싱글리시도 사람마다 정도가 다른데, 정말 심한 사람 만나면 단 한마디도 못 알아듣는다. 중국어와 영어의 조화가 만들어 내는 그 특이한 엑센트를 알아듣는데, 시간이 좀 걸린다. (지금은 어느 정도 알아듣고 심지어 나도 픽업하고 있다.)
- 언어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여기 젊은 사람들은 거의 다 영어와 중국어는 다 네이티브 수준으로 한다. 여기에 더해 자기 Origin에 따라 언어가 추가가 되는데, 그래서 3개 국어 4개 국어를 구사하는 사람도 꽤 많다. 특히 일하면서 이런 사람들을 마주치다 보면, 한국의 글로벌화가 수년 내로 가능할까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CEO라도 세금 적고, 영어 중국어 구사 가능한 인재가 많은 이곳에 아시아 헤드쿼터를 세울 것이기 때문에
- 아참 세금은 엄청 적다. 특히 Expat의 세금은 4~5%라고 생각하면 된다. (우리 회사는 Stock이 주어지는데 주식을 팔게 되면 다른 나라는 세금이 또 어마어마하게 붙는다. 이런 세금 및 각종 플랜에 대해 미국에 있는 헤드쿼터에서 전사 다 모아놓고 설명해준 적이 있는데, 싱가포르 설명 차례가 왔을 때 'Singapore: zero tax'라고 해서 싱가포르 지사 근무 직원들이 다 환호성을 질렀었다.)
- 여기도 회사 바이 회사 부서 바이 부서 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일하는 데 있어서 자유가 주어지는 반면 결과가 안 좋으면 쉽게 자른다. 이직도 잦고, 잘리는 것도 흔해서 잘리는 것은 그렇게 큰일이 아니다.
- 모두가 알듯 주변 나라 여행이 참 쉽고 싸다. 나는 자주는 2주에 한번 보통은 한 달에 한 번은 주변 나라 여행을 간다. 싸다고 하는 이유는 주말에 싱가포르에 남아 술을 먹고 놀았을 때 금액이 거의 다른 나라 가는 비행기 값 + 숙소 값이랑 비슷하기 때문이다. (100달러 이상) 주로 바다가 이쁜 곳이 많아서 내생에 이렇게 비키니를 자주 입은 나날들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바다를 많이 가게 된다.
- 술 값은 참 비싸다. 한국에서 보통 주말에 놀면 인당 10만 원 잘 안 나왔던 것 같은데, 여기서는 10만 원 정도 나오면 오 그래도 가성비 있게 놀았네 한다.
- 집, 차, 학교가 비싼 나라이다. 아직 나는 싱글이어서 집이 가장 와 닿는데, 월세 100만 원이면 그냥 Okay 정도의 방을 얻을 수 있고, 조금 살만하다 싶으면 200만 원 정도는 줘야 한다.
- 밥 값은 의외로 싸다. 호커센터라고 우리로 치면 푸드코트가 있는데, 여기서 적응만 잘하면 (나는 처음에 진짜 한 입도 잘 못 먹었는데, 지금은 중국음식만 찾아다님 한식은 한 달에 한번 정도..ㅋㅋㅋ) 오히려 싸게 밥을 사 먹을 수 있다. (3천 원부터 비싸면 만원까지 아 물론 비싼 레스토랑은 정말 비쌈. 누가 밥사주셔서 스테끼 썰로 갔는데, 내 한달 방값 나왔다.)
- 친구 사귀기 쉽다. 제2의 교환학생 생활을 하고 있는 기분이다. 인구의 거의 2~30프로가 expat이어서 다들 오픈마인드여서 바비큐 파티, 밋업 등 새롭고 흥미로운 사람들을 만날 기회가 많다. (음 본인 성향이 소셜 하지 않다면 조금 버거울 수도 있는 나라)
- 싱글 여자 관점에서 싱가포르에서 짝 찾기 어렵다는 얘기를 정말 많이 듣고 갔는데, 외모만 조금 포기(?)하고 본인이 한국인만 만나야 돼! 이런 맘이 없다면 오히려 괜찮은 싱글들이 많다는 게 나와 성향 비슷한 주변 친구들 및 나의 의견이다.
- 한국인을 참 좋아해 준다. 나보다 한국에 대해서 많이 알고 있어서 생전 처음 소맥잔으로 도미노도 해보고, 아 이런 가수나 드라마가 있구나 배운다.
- 여자가 일하기 좋은 나라. 도우미 및 Nanny 는 한 달에 5-60만 원이면 고용할 수 있다 (내니 비자가 따로 있다) 실질적으로 육아를 도와주는 사람을 고용하기 쉽기 때문에 워킹 맘들이 많다. 회사에서 여자 리더도 많이 만날 수 있다.
- 날씨는 전형적인 동남아 날씨라고 생각하면 된다. 다만 냉방시설이 너무 잘돼 있어서 항상 겉옷을 들고 다녀야 한다. 카페 같은 데나 회사에서 가을 옷에서 겨울옷까지 입는 사람들이 많음
위의 의견은 나의 의견인데,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 겠지만 싱가포르는 본인의 성향에 따라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나라다. 주로 부정적인 평은"지루하다. 너무 덥다, 비싸다"는 의견이 많은데, 지루? 글쎄 나는 각지에서 온 흥미로운 사람들을 많이 만나서 보통 비슷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많은 한국보다 재미있었고, 더운 거? 는 아 물론 진짜 덥긴 한데, 실내에서 있는 경우가 더 많아 못 살 정도는 아니었으며, 비싼 거? 는 공감... (이쯤되면 다 공감인가..ㅋㅋㅋㅋ) 하나 잘 찾아보면 음식이나 생활적인 부분은 크게 차이 안나며, 생활수준을 고려해 연봉이 높은 편이기 때문에 퍼센티지로 보면 한국과 비슷하다.
아마도 나라별 TMI 시리즈(?)는 당분간은 싱가포르가 마지막일 것 같은데, 본인의 성향과 추구하는 바에 따라서 가장 잘 맞는 나라는 각자마다 다를 수 있다. 나와 동생에게 싱가포르는 '일과 재미 그리고 다양함을 추구하는 젊은 여성에겐 최적의 나라' 여서 정말 200% 만족하면서 지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