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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싱가포르 자매님 Feb 29. 2020

실리콘밸리 기업이 코로나 19를 대처하는 방법

+ 강력한 싱가포르 정책

한국 코로나의 확산세가 무섭다. 이제 싱가포르에서도 병원을 가면 2주 내에 한국 갔다 왔냐고 물어보고, 길을 지나다가 사례 걸려 기침이라도 하면 무섭게 나를 피한다. (흑흑) 이 와중에 심심치 않게 들려오는 한국기업의 코로나 19에 대응하는 방식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예를 들어 3일 연차를 강제로 쓰게 하는 기업, 영유아가 있는 집만 재택근무를 허락하는 기업, 코로나 걸리면 징계를 내린다는 기업, 꾸역꾸역 직원들을 회사로 오게 해서 식당에서 일렬로 앉아 동료들이랑 말을 섞지 말라는 기업 등등 


이에 현재 내가 다니고 있는 회사 정책을 언급하고, 왜 한국기업은 아직까지 이런 구시대적인 정책을 고수하고 있나 여러 가지 글을 보며 생각해본 것을 정리해보기로 했다. (물론 아직 싱가포르 역시 확진자 수 역시 조금씩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샌프란시스코에 본사가 있는 우리 회사 + 강력한 싱가포르 여러 정책을 통해 일상에서 느끼는 공포감은 나아지고 있다.)



1. 실리콘밸리 회사의 정책


- 우선 우리 회사는 Unlimited vacation 정책이다. 한마디로 연차 사용에 제한이 없다는 것. 이러한 정책은 직원들을 믿고 자신의 KPI만 잘 지키면 언제 어디서 일하는지는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게 한다.


- 이는 실리콘밸리 기업이 직원들을 특별히 믿어서라기 보다는 일을 추적하는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잘 사용하고, 성과 위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 위의 내용을 언급한 이유는 사실 코로나 같은 강력한 현상이 없어도 자신의 몸이 불편하거나 특히 감기나 바이러스성 병이 걸렸을 때 회사에서 오는 것보단 Work from home을 권장한다. 오히려 콜록콜록 기침하며 회사에 있으면 남들에게 피해를 준다고 인식된다.


- 재택근무를 위한 툴은 평소에도 사용하고 있어서 사무실에서 일하는 거나 회사에서 일하는 것이 별 다른 차이가 없다.


- 당연히 코로나 같은 현상에는 우선 조금이라도 본인이 의심 지역에 갔다 왔다면 자가격리 2주간 Work from home을 실시한다. (그래서 요즘 사무실이 텅텅 비었다.)


- 하루 두 번 회사에서 나눠준 체온계로 자신의 체온을 제출해야 한다.


- 싱가포르 회사와 정부의 협조가 잘 되어있다. 회사는 꼬박꼬박 정부가 제출하라는 리스트 잘 제출해야 한다. 협조 안 하면 여러 가지 조치가 취해진다.


 

2. 그렇다면 왜 몇몇 한국 회사는 아직 구시대적인 정책을 취할까?


물론 이번 사태를 통해 한국 회사에도 많은 변화의 바람이 불어 나를 감동시키기도 했다. 하지만 아직 몇몇 회사에서는 위의 언급한 일들이 (실화) 벌어지고 있다. 곰곰이 생각해보았는데, 이 현상을 만드는 문화적 배경이 한국에는 존재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어렸을 때 생각해보면 우리는 아파도 꾸역꾸역 학교를 가야지만 칭찬받았었다. 반드시 특정 장소에서 일해야 한다는 농업적 근면성을 강조하는 문화가 아직 한국에는 존재하기 때문이다. 아픈 몸을 이끌고 회사 혹은 학교로 와서 임무를 완수해야 칭찬받는 문화. 이는 산업화 시대의 기업 모델이 군대식 조직 체계에 기인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한 감독이 꼭 있어야 직원들이 일을 한다는 마인드 역시 직원들이 한 장소로 모여 일하게 만들게끔 하는 원인이 되는 것 같다.


하지만 하루가 다르게 사람들의 사고방식이 변해가고 특히나 직원들의 만족도가 기업의 퍼포먼스에 영향을 미치는 시대에서 이러한 구시대적인 일하는 방식은 회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직원들과 회사 간 신뢰와 만족도를 높이는 방법을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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