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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보니 에세이스트
아무리 급해도 예의는 갖춰주세요
by
은수달
Jun 18. 2025
"대출 서류가 급하게 필요한데요. 오늘 안으로 보내주세요."
"네? 지금 외근 중이라 오늘은 힘들 것 같은데요. 내일 오전에 보내드리면 안 될까요?"
"오늘까지 제출해야 하는데... 다른 직원한테 얘기해서 저희한테 보내주시면 안 되나요?"
"어떤 서류인가요? 아님 회계사무소에 직접 요청해 보시겠어요?"
오후 4시경, 볼일이 생겨 평소보다 일찍 퇴근했는데, 은행 담당자한테 연락이 왔다. 원래 준비한 서류를 보내는 것도 아니고, 회계사무소 통해 받아야 하는 서류인데 퇴근을 2시간 앞두고 보내달란다.
전에도 비슷한 경우가 있어서 미리 얘기 좀 해달라고 부탁했는데 담당자는 그 사이 잊어버린 모양이다.
우리 회사도, 회계사무소도 한 가지 일만 하는 건 아니다. 여러 가지 일들을 처리하는 곳인데,
본인 입장만 생각해서 재촉하듯 서류를 몇 시간 만에 제출하라고 하는 건 백 번 양보해도 아닌 것 같다.
다른 업체도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발주서를 받으면 그걸 확인해서 설계하고 제작한 뒤 검수까지 거쳐야 한다. 그런데 견적서나 발주서를 보낸 뒤 하루 만에 연락 와서는 급하다며 빨리 보내달란다. 간단한 제품 하나 만드는 데도 며칠은 걸리는데, 해도 너무 하지 않은가!!
"며칠 기다리다 언제 가능하냐고 조심스럽게 묻는 업체가 있고, 소리부터 지르면서 당장 내놓으라고 하는 업체도 있다니까요."
미수금도 마찬가지다. 금액대가 큰 업체는 오히려 제 날짜에 지급하고, 금액이 그리 많지 않은데도 일 년 넘게 미루는 업체도 있다. 당연히 받아야 할 돈을 두 달 넘게 기다리다 입금해 달라고 조심스럽게 요청하니, 왜 그렇게 독촉하느냐는 투로 짜증 내는 담당자도 있었다.
아무리 사정이 급하거나 참을성이 부족해도 꾸준히 거래를 이어갈 업체라면, 제발 예의 좀 갖추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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