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북리뷰] 나라를 위해서 일한다는 거짓말

by 은수달


"한국 공직사회는 왜 그토록 무능해졌나"


어떤 개인이든 존재하는 한 (본인이 인지하지 못한다고 해도) 정치의 스펙트럼 위 어딘가에 서 있고, 그렇기에 저자가 말하는 것들이 무균실의 표백된 비판이라고 할 순 없다. 다만 외부까지 유출된 공공기관 내부의 문제적 사실들, 공무원들의 퇴직률, 젊은 공무원들의 무기력한 분위기 등을 생각해 볼 때, 이 책이 전해줄 수 있는 일말의 진실이 분명 있을 것이다. 무엇이 바뀌어야 하는가. 한국 사회의 미래를 위해 짚어봐야 할 제안이다.


-'알라딘 책소개' 중


2.png


독서모임에서 추천받아 읽게 된 노한동 저서 <나라를 위해서 일한다는 거짓말>


저자는 공직에서 몸 담았던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 사회의 관료주의와 무능함, 부조리 등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공무원이 아니더라도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내용이 많았다. '보고하기 좋은 보고서'를 만드느라 시간을 낭비하고 상사의 눈치를 살펴야 하는 건 공무원에 한정된 얘기가 아닐 것이다. 저자는 보고하기 좋은 보고서를 만들 시간에 복잡하게 변하는 현실을 더욱 정밀히 이해하는 데 큰 노력을 들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3.png

공직 사회의 큰 폐해로 꼽히는 '말과의 싸움' 말단 직원은 어딜 가나 눈치를 살필 수밖에 없지만, 보직을 지키기 위한 싸움에서 새우등이 터지고 긴장을 늦출 수 없는 현실을 구체적으로 그리고 있다.


"자리에서의 성과를 묻지 않고, 어떤 보직에 있었느냐로 승진 고과를 평가하는 시스템으로는 공무원을 안정적인 수비수로 키워낼 수는 있어도 날카로운 공격수로 길러낼 수는 없다." (73)


4.png


우리 사회의 대표적인 문제로 꼽히는 온콜(on-call)은 성공이나 성과가 일부 계층의 전리품이 되고, 누군가의 희생이나 감정노동을 볼모로 잡고 있음을 역설한다.


"회의 내용에 자신의 소관 업무가 들어가면 언제, 누구에게 연락올 지 모르기 때문에 담당자는 긴장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공직 사회를 포장하는 것은 '나라를 위한 일'이라는, 그 속을 들여다보며 참된 의미의 공익은 흐려진 채 무수한 비효율적인 관습이 일상화된 '이상한 세계'가 펼쳐져 있을 뿐이다. (85)


저자가 강조하는 것처럼, 공직 사회의 무능함과 낡은 관습을 냉정하게 살펴보고 이를 개선해 나갈 방법은 없는지 공직자로서 혹은 한 국민으로서 고민해 보면 좋지 않을까.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54331513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북리뷰]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