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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컨이 한 대 밖에 없다고요?!

by 은수달


몇 년 전, 제주도에 사는 조카님들과 콘도에서 하룻밤 묵은 적이 있다. 짐을 풀고 숙소를 둘러보는데, 에어컨이 방에 한 대 밖에 없었다. 심지어 새로 지은 건물인데!


"에어컨이 왜 한 대 밖에 없나요?"

"건물구조상 그렇게 설치되어 있습니다. 방문 열고 에어컨 켜두시면 돼요."

"이 더위에 방문 열고 있으라고요? 애들이 더위를 많이 타니까 선풍기라도 갖다 주세요."


결국 직원 말대로 에어컨을 세게 틀고 전체가 시원해지기만을 기다렸지만, 조카들은 덥다고 난리였다.

"이모, 거실이 왜 안 시원해?"

"방에 에어컨이 한 대 밖에 없어서 그래. 더워도 조금만 참자."


눈으로 보고도 믿기지 않는 현실이었지만, 성수기라 객실을 바꿀 수도 없었고, 우린 잊지 못할 숙박 경험을 안고 다음날 퇴실했다.


"실내에 화장실이 따로 없으니 미리 이용하고 와주세요."


오늘 오후에 세미나가 있는데, 화장실이 따로 없다는 안내 메시지를 받았다.

'공공기관인데 화장실이 없다고? 너무한 거 아냐?'

다행히 근처에 지하철역이 있긴 하지만, 무더위에 역내 화장실을 이용해야 한다는 생각에 답답해졌다.


아무리 효율적인 관리가 중요하다고 해도 이용자의 입장에서 냉난방이나 화장실 등의 편의시설을 좀 더 신경 쓰면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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