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일 년이 지났다. 글쓰기가 생소한 학생들과 한 권의 책을 엮어낸 지도. 6주라는 짧은 기간 안에 책을 만들어서 발표해야 한다는 담당자의 말에 '과연 해낼 수 있을까?'라는 의문부터 들었다. 하지만 데드라인은 불가능해 보이는 일들을 가능으로 바꾸는 힘이 있다.
글쓰기 강의를 통해 동기부여하고 매주 과제를 내서 내공을 다지고, 피드백을 통해 다듬어갔다. 때론 다독이고 때론 단호하게 타이르면서 하나의 결과물을 만들었다. 소박하지만 위대하고 소소하지만 벅찬 감동이었다.
제목부터 목차, 표지 사진, 자간까지 책 만들기에는 생각보다 많은 과정이 숨어있다. 초창기에 쓴 글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작품을 다 바꿔달라고 고집을 부려서 막바지에 하차한 학생이 기억에 남는다. 톡톡 튀고 재능이 있었으나 끈기가 부족했고, 공동 작업의 규칙을 무시했기에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어쨌든 어느 때보다 치열하고 활기 넘치던 작년 이맘때가 문득 그리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