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순간 운전자는 비명도 못 질렀을 듯...ㅠ'
경기 오산의 도로가 폭우로 무너져 그곳을 지나던 차량의 운전자가 사망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 장면을 보면서 안타까움과 함께 오래전 교통사고가 떠올랐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437/0000448895
드라마 <모범택시>의 '도기'는 엄마가 죽던 날 들었던 주전자 경보음 때문에 비슷한 소리만 나도 거의 정신을 잃는다. 이런 증상을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라고 한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사람이 전쟁, 고문, 자연재해, 사고 등의 심각한 사건을 경험한 후 그 사건에 공포감을 느끼고 사건 후에도 계속적인 재경험을 통해 고통을 느끼며 그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에너지를 소비하게 되는 질환으로, 정상적인 사회생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된다.
[네이버 지식백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post traumatic stress] (서울대학교병원 의학정보, 서울대학교병원)
살면서 한 번 경험했을 뿐인데 평생 그 경험의 공포에 시달리며 살아가거나 여러 가지 부작용을 겪게 된다.
고속도로에서 전복사고를 겪은 후 한동안 운전은 물론 자가용이나 택시도 이용할 수 없었다. 지나가다 교통사고 장면만 목격해도 심장이 빠르게 뛰거나 사고 장면을 수십 번 상상하게 된다. 도로에서 전복된 차량을 봤을 때도 증상은 비슷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차가 전복하는 장면은 제대로 볼 수조차 없다. 단지 사고였을 뿐인데, 왜 평생 기억이 따라다니는 걸까.
특정한 경험에 대한 공포는 반복적인 회상이나 회피 등으로 나타난다고 했다. 그날 이후 내 삶은 달라졌고, 기억력은 감퇴했으며, 십 년 가까이 운전대를 잡지 못했다. 그리고 위험한 상황에 남들보다 훨씬 예민하게 반응한다. 덕분에 좀 더 큰 위험을 피할 수 있었던 건지도.
다 지나갔으니 괜찮을 거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괜찮지 않을지도 모른다. 기저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이 증상이 약해졌다고 해서 완전히 나은 건 아닌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