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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독일상 훔쳐보기 34화

34. 생각을 잃어버린 사회

by 은수달
맹목적인 믿음은 광기의 시작이다. 비판적 사고만이 우리를 진실로 이끈다.

-버트런드 러셀

20세기를 대표하는 지성인으로 꼽히는 러셀의 책을 읽으며 은정은 자신이 제대로 살아가고 있는지 자문해 보았다.


약속 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하니 다른 회원이 책을 읽고 있었다.

"아직 다 못 읽어서요. 생각보다 뒷부분이 안 읽혀요."

"맞아요. 중요한 얘기는 앞부분에 다 나오더라고요."


"예전엔 사회에서 요구하는 기준이 정답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회의감이 들더라고요. 그들이 제시한 길이 나한테도 옳은 걸까..."

"맞아요. 우리 사회는 답을 정해놓고 그걸 강요하잖아요."


"세상에 정답은 없어요. 그 순간의 진리가 존재할 뿐이죠."

"오늘은 사랑하지만 내일은 아닐 수도 있는 것처럼요?"

은정이 던진 말에 다들 웃음을 터트렸다. 은정과 맞은편에 앉은 정훈은 성격도 가치관도 다른 그녀가 알면 알수록 신기했다.

'어쩜 나와는 저렇게 다른 세상에 살고 있을까? 그녀와 가까워질 수 있을까?'


차이에서 비롯된 호기심은 종종 호감으로 발전한다. 그것이 쌍방이거나 암묵적 합의를 거친다면 더할 나위 없이 바람직하지만 일방이 되는 순간 불편함과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어쨌든 오늘도 그들은 '생각'을 주제로 다양한 생각을 나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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