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혁명가 ‘밥 퍼거슨’(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이 16년 전의 후유증으로 무너진 삶을 살다가 딸이 납치당한 뒤 과거의 동료들과 함께 숙적 ‘스티븐 J. 록조’(숀 펜)와의 끝나지 않는 추격전에 나선다.
주요 장르는 액션이지만 드라마, 스릴러, 블랙 코미디 등 다양한 요소를 담고 있으며, 등장인물들의 실감 나는 연기 덕분에 몰입감도 뛰어나다.
영화를 보는 내내 '진정한 혁명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사회적 문제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라는 질문이 따라다녔다.
*이미지 출처: 네이버
정치적 성향을 떠나서 비효율적인 시스템이나 허무주의로 끝나는 혁명을 별로 안 좋아한다. 특히 프렌치 75의 행동대장이자 밥의 연인이었던 베벌리 힐스의 무모하면서도 이기적인 행동은 불편함으로 다가왔다.
결국 자신은 가족보다 혁명이 더 중요하다며 혁명 활동을 하러 나갔다가 은행털이 도중 말을 듣지 않는 경찰을 쏴 죽이는 대형사고를 치고 체포되었다. 징역 30년은 넘게 살아야 할 거라는 두려움에 결국 록조에게 구원을 요청해 조직을 배신하고, 증인 보호 프로그램에 참여하나 "정상적인" 삶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멕시코로 혼자 도망가 자취를 감춘다. (나무위키 참고)
'진짜 혁명을 원했으면 노선 정리를 확실하게 해야 하는 것 아닐까? 그녀가 목숨 걸고 지키려던 게 대체 무엇이었을까?'
딸을 낳고 도망친 건 그렇다 쳐도, 자신을 따라 혁명가의 길을 걷다가 납치된 딸을 구해야 했던 밥은 무슨 잘못인 걸까. 이민자들을 탈출시키는 장면으로 시작하는 이 영화는 관객한테 묻는다. '여러분한테 정의는 무엇인가요? 만일 같은 입장에 처한다면 어떤 선택을 할 건가요?'
앤더슨 감독은 미국식 영웅주의와 가족 이데올로기, 정치적 신념 사이에서 줄다리기를 하면서 우리의 삶이 다큐멘터리인 동시에 키치일 수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켜 준다. 또한, 미국 사회 전반에 퍼져 있는 이민자 문제와 인종차별 등을 '록조'와 '베벌리 힐스' 중심으로 보여준다.
그동안 외면하거나 미처 몰랐던 사회적 문제들을 액션과 스릴러라는 형식을 통해 효과적으로 부각했다는 점, 그리고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One Battle After Another)'라는 제목의 의미를 잘 살렸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