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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시수달

자장과 짬뽕의 소개팅

by 은수달

아직 주문
안 하셨네요,
새침한 여자가
고개 끄덕이며
어디론가 사라진다.

그들 사이에
어떤 얘기와 침묵이 오간 걸까.

얼굴 본 적도
없는 이들이
서로를 잘 안다고 착각하고
제멋대로 평가한다.

뿔테안경과 면바지,
베이지재킷과
한데 모은
가지런한 손길.

조곤조곤 짜장의 목소리
아리송한 짬뽕의 표정.
1열에서 관람하며
까마득한 시간여행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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